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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챔프전 진출 …"삼성 또 만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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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챔프전 진출 …"삼성 또 만났네!"

입력
2008.04.1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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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은 아무나 하나?” 천안에서 인천까지 응원하러 온 현대캐피탈 응원단이 내건 의미심장한 응원 구호. 듣는 사람에 따라서 건방지게 들릴 수 있는 말이다. 그러나 김호철 감독을 비롯해 후인정(13점) 박철우(12점) 등은 이 말의 의미를 똑똑히 보여줬다.

세트점수 1-1 동점인 3세트. 대한항공은 브라질 거인 보비(26점ㆍ208㎝)를 앞세워 11-2까지 앞섰다. 저마다 “대한항공이 이긴다”고 말하던 배구인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순간의 방심을 이용한 현대캐피탈은 3세트를 25-23으로 따낸 데 이어 4세트마저 뺏었다.

송인석의 왼쪽 공격으로 승리를 확정하는 순간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코트를 뛰어다녔다. ‘마지꼬’(마법사) 김호철 감독은 승리의 감격을 억누르지 못하고 바닥에 누웠다. 장윤창 대한배구협회 기획이사가 “이렇게 멋진 역전승은 본 적이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승리를 자신하다 패배의 쓴 맛을 본 대한항공 선수들은 망연자실했다.

현대캐피탈이 6일 인천에서 벌어진 2007~08 프로배구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3차전에서 대한항공을 3-1(17-25 25-19 25-23 25-19)로 꺾고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1패 뒤 2연승을 거둔 현대캐피탈은 ‘1차전 승리 팀이 챔프전에 진출한다’는 징크스도 깨트렸다. 이로써 프로배구가 출범한 2005년 이후 챔프전은 모두 현대와 삼성화재의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김호철 감독은 2-11로 뒤지던 3세트에 가슴 수술(기흉) 후유증에 시달리는 박철우를 투입했다. 최근 경기에 나서지 못한 박철우가 인상을 잔뜩 구기자 김 감독은 체력이 저하된 용병 로드리고(9점) 대신 박철우를 기용했다. 이때 문용관 감독은 미소를 지었다. 박철우와 맞선 신영수가 박철우를 대비한 훈련을 충실히 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웬걸 박철우는 3세트에 오른쪽에서 총 8개의 공격을 성공시켰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현대캐피탈은 송인석(13점)의 왼쪽공격까지 터져 기적 같은 역전드라마를 연출했다. 현대캐피탈의 역전승이 믿기지 않는 듯 배구인들은 “김호철 감독의 마술이 통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김 감독은 “남들은 마술이라고 하지만 선수들이 잘 뛰었을 뿐이다”며 손사래를 쳤다.

승장 김 감독은 “수를 다 읽힌 감독도 이길 수 있다. 한 수를 보느냐, 두 수를 보느냐는 대국자의 마음에 달렸다”며 뼈 있는 말을 남겼다. 패장 문용관 감독은 “충분히 이길 수 있었는데 자멸했다. 3세트에서 보비나 신영수가 상대 공격을 끊지 못해서 졌다”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인천=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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