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ㆍ9총선에서 당선된 박지원(전남 목포)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무주공산이 된 호남 맹주 자리는 통합민주당 당권으로 가는 지름길. 김심(金心)을 업어야 야권을 주도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전 대통령의 분신인 박 당선자가 주목을 받는 이유다.
일단 민주당 내에는 그의 복당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다. 이런 반발 기류는 김 전 대통령의 후광이 비치는 그의 정치적 영향력과 관계가 깊다.
박 당선자가 재선 의원(14, 18대)에 불과하지만 정치적 비중은 당 대표급에 버금가기 때문이다. 그가 조기에 민주당에 돌아올 경우 계파와 무관한 호남 신인 의원들이 박 당선자 쪽으로 쏠릴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당권을 노리는 구 민주당계나 호남 중진 입장에서는 타격이 크다. 당장 그와 호남 주도권을 놓고 다퉈야 하는 박상천 대표 등 구 민주당계 사이에서는 “전당대회 전에 굳이 그의 복당을 받아 들일 이유가 없다”며 경계하는 눈초리다.
박 당선자는 오히려 차분한 반응이다. 그는 13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연히 민주당으로 돌아가야 하고, 미국을 다녀온 뒤 당 지도부와 상의하겠다”고 복귀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당권 도전설에 대해서는 “제 입으로 (당권 문제는) 한 번도 꺼낸 적이 없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날 선거운동을 위해 34일 동안 머물렀던 목포에서 서울로 돌아왔다. 김 전 대통령의 동교동 자택을 찾아 감사 인사를 하고 15일 김 전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수행하는 일정 때문이다.
하지만 중앙무대 정치 행보는 이미 시작된 느낌이다. 한 측근은 “목포의 상징성도 있고 정치적 영향력도 있기 때문에 자꾸 당권 이야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박 당선자는 목포 당선인사 과정에서도 햇볕정책, 생산적 복지 등 김 전 대통령의 핵심 정책 계승 의지를 분명히 했다. 민주당을 ‘DJ식 정책 중심 정당’으로 복원시켜야 하고, 자신이 그 일을 맡겠다는 속내를 감추지 않은 것이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