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피아니스트인 김대진(46)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수원시향의 상임지휘자가 됐다. 임기는 다음달부터 2년 간이다.
세계적으로 다니엘 바렌보임이나 크리스토퍼 에센바흐 등이 피아니스트와 지휘자를 겸하고 있고,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 역시 피아니스트 출신이다. 하지만 김 교수는 피아노에 전념하다 마흔이 넘은 2005년 지휘자로 데뷔한 후 불과 3년 만에 한 오케스트라를 책임지는 상임지휘자가 됐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김 교수는 “지휘자의 역량으로 봤을 때 부족한 점이 많은 나를 부른 것은 수원시향에 어떤 전환점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며칠 새 몸무게가 5㎏ 빠졌을 만큼 부담이 크지만 오케스트라를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지휘자의 강력한 카리스마에 맞췄던 과거 교향악단과 달리 요즘은 단원 하나하나의 역량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열린 분위기 속에서 단원들의 개성과 색깔을 드러나게 하는 지휘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시절 클리블랜드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독주자로 이름을 날린 김 교수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전곡 연주회 같은 다양한 기획 공연으로 화제를 모았으며, 2004년부터 예술의전당 청소년음악회 ‘김대진의 음악교실’에서 지휘와 해설, 연주를 하고 있다. 교육자로서 김선욱과 손열음 등 세계적 수준의 젊은 피아니스트를 키워냈고, 지난해부터 실내악단 금호아트홀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는 등 끊임없는 변화와 시도로 ‘건반 위의 카멜레온’으로 불린다.
김 교수는 수원시향과는 각별한 인연이 있다. 지휘자 데뷔를 함께 했고, 피아니스트로 가장 많이 협연을 한 곳도 수원시향이다. 당장 15일 교향악축제에서도 수원시향 공연의 지휘자와 협연자를 모두 맡는다. 그는 “수원의 청중 수준은 서울 못지않게 높지만 기획력 등 다른 여건은 그렇지 않다. 청소년 대상의 음악교실을 열고, 정기연주회 때는 떼를 써서라도 훌륭한 협연자들을 모셔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