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회익 지음/생각의 나무 발행ㆍ415쪽ㆍ1만2,000원
“과학의 깨달음은 결국 ‘작은 돈오(頓悟ㆍ즉석에서 깨닫는 방법)로 구성되는 하나의 큰 점오(漸悟ㆍ조금씩 학습해가며 깨닫는 방법)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스스로 ‘공부꾼’ ‘공부도둑’으로 부르는 장회익(70) 서울대 물리학과 명예교수는 “평생 앎과 숨바꼭질하며 살아온 생애”라며 “다른 사람이 그것을 공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책을 펴냈다”고 밝혔다.
그는 “깨닫기 위해서는 우선 물음을 던지는 것이 필요하다”며 “물음이라는 것은 꼭 명시적이지 않고 마음 한구석 그 어딘가 답답함을 느끼거나 찜찜함을 느끼는 형태로 오기도 한다”고 했다. 이렇게 요구된 해명을 추구하다 보면 어느 순간 문득 깨달음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그는 요즘 학원가에서 으레 하는 식으로 고교 과정 자체를 중학생에게 가르치는 형태의 ‘선행학습’을 꼬집는다. 그는 “이런 선행학습이야말로 소화도 되지 않고 오히려 부작용만 키운다”고 충고했다.
점수만 올리려는 ‘얄팍한’ 득점전략은 공부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 명예교수는 자신의 공부법으로 초등학교 네 곳, 고등공민학교 한 곳 등을 전전했지만 충북 음성군 감곡중학교를 1년 반 만에 최우수상을 받고 졸업한 뒤 청주공고를 거쳐 서울대 물리학과에 입학할 수 있었다.
그는 ‘공부는 왜 하고, 어떤 공부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답을 “입신양명이 아닌 세상을 위한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명예교수는 스스로 말한 정답처럼 학문에 천착해 일가를 이뤘을 뿐만 아니라 민주화운동과 환경운동에 앞장서는 등 올곧은 길을 걷고 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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