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트(Suitㆍ아래 위를 같은 소재로 지은 한 벌 옷)의 계절이 돌아왔다. 포근해진 날씨에 이제 겉옷을 벗고 슈트만으로 활동하는 남성이 늘었다.
잘 맞는 신사복을 선택해 입는 게 중요한 시기라는 얘기다. 여성복이 화려해진 것과 달리 올 봄 남성복은 한층 절제되고 차분한 느낌으로 선보이고 있다.
남성에게 슈트는 단순한 옷이 아닌, 자신감의 표현이자 능력 있는 남자임을 상징하는 수단이다. 외모가 경쟁력이라는 말이 그대로 적용되는 옷인 셈. 하지만 매일 입으면서도 그 옷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게 또 신사복의 특징이다.
“일반 옷과 달리 상당히 손이 많이 가는 옷이어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하며 어떻게 선택하고 어떻게 입어야 할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지이크 파렌하이트 정두영 디자인실장)
바쁜 아침 출근 시간에 손에 잡히는 대로 슈트를 입어 왔다면 당신은 이미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 숨겨진 S라인을 찾아라
남성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재와 실루엣이다. 그 중 어깨와 허리 라인 등 전체적인 균형을 뜻하는 실루엣은 디자인보다 중요한 요소다. 여성에게 중요하게 여겨지는 ‘S 라인’이 남성에게도 적용된다는 얘기다.
남성은 몸에 잘 맞는 제대로 된 슈트를 입는 것만으로도 체형을 돋보이게 할 수 있다. 신사복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깨 선. 슈트를 판단할 때는 우선 어깨 선이 몸에 정확히 맞고 그 폭이 얼굴 크기와 어울리는지 확인한다.
어깨가 앞으로 굽은 사람은 목 뒤에 주름이 생길 수 있고, 어깨가 뒤로 젖혀진 체형의 경우는 목 옆 라펠(옷깃)이 뜰 가능성이 있으니 이 점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요즘은 어깨 뿐만 아니라 허리 라인도 중요시하는 경향. 남성들도 S라인으로 보이도록 디자인된 제품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허리 라인이 잘 살아나는 스타일의 슈트를 고르는 게 최근 트렌드다. 셔츠도 넉넉한 것보다 몸에 잘 맞을수록 편하다. 특히 어깨와 팔이 만나는 부분인 진동이 딱 들어맞으면서 편안하도록 설계돼야 한다.
■ 신사는 그레이를 좋아해
남성의 옷 색상은 첫인상은 물론, 비지니스의 성패를 결정짓기도 한다. 슈트의 기본 색상은 회색, 청색, 검정색, 밤색 계열이다. 패션 전문가들은 일단 슈트를 단 한 벌만 가질 수 있다면 회색을 선택하라고 권한다.
그 중에서도 흑회색으로 불리는 차콜 그레이는 공식적인 행사가 많은 직장인에게 안성맞춤이다. 회색은 자신을 통해 다른 색을 두드러지게 하는 특징을 지닌 색으로 안정감과 온화한 느낌을 들게 한다.
그레이 컬러의 슈트는 특히 올 봄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신사복을 두 벌 가질 수 있다면 차콜 그레이와 네이비 블루를 선택하면 유용하다.
감청색 계열은 자신감과 강한 설득력을 상징한다. 모던하고 신뢰의 이미지를 주기 때문에 열정적인 레드와 배색할 경우 젊고 유능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다.
블랙은 성실한 이미지, 브라운은 스타일리시한 느낌을 준다. 밤색은 부드럽고 세련된 멋이 있지만 어울리는 셔츠나 타이가 많지 않아 초보자가 소화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 구두의 단짝은 벨트
벨트는 구두 색상과 맞춰야 하며 양말은 슈트와 같은 계열색으로 선택한다. 검정색 구두에는 검정 벨트를, 갈색 구두에는 갈색 벨트를 착용하는 게 기본이다. 양말은 남들이 모를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의 하나다.
슈트보다 어두운 색, 또는 슈트와 구두의 중간색을 선택한다. 남성에게 잡화는 여성처럼 멋을 내기 위한 장식적 도구이기 이전에 기능적인 면이 더 중요한 요소임을 잊지 말자.
■ 스타일의 완성은 길이로
상의와 소매, 넥타이까지 각 부분의 길이 균형만 잘 맞춰도 전혀 다른 모습으로 연출되는 게 슈트다. 특히 넥타이는 너무 길면 힘없이 처져 보이고 짧으면 답답해 보인다.
벨트의 버클을 살짝 가리는 정도를 유지하는 게 좋다. 갤럭시의 정희진 디자인실장은 “타이가 벨트 아래로 길게 늘어지거나 벨트 위로 올라가면 전체적인 균형이 깨져 어색해 보인다.
가장 적당한 길이는 벨트를 했을 때 버클 가운데까지 오는 길이로 타이 끝이 절대로 벨트보다 길게 내려와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포켓치프는 포켓 위로 4cm 이상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
대개 목 뒤로 보이는 셔츠의 뒷 칼라와 드레스셔츠의 소매 길이는 슈트보다 약 1.5cm 더 드러나는 게 균형 있어 보이지만 팔이 길지 않은 경우라면 셔츠가 보이지 않아도 소매를 길게 하고 소매통을 좁게 해 팔이 길어 보이도록 하는 게 우선이다.
바지의 길이는 뒷길이가 구두창과 굽이 만나는 지점까지 내려와 바지단이 구두 등을 살짝 덮는 정도가 적당하다. 너무 길면 아랫단에 주름이 생기면서 오히려 키가 작아 보인다. 걸을 때 양말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길이면 충분하다.
이밖에도 슈트는 한여름에도 긴소매 셔츠가 원칙이며 셔츠 안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아야 한다. 버튼은 앉아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늘 잠그는 게 예의다. 투 버튼 슈트는 윗 단추를, 쓰리 버튼 슈트는 가운데 단추를 잠근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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