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이혜정(28ㆍ여)씨는 요즘 야근을 할 때면 맥도날드를 찾는다. 24시간 영업을 하는데다 메뉴도 다양하기 때문. 이씨는 “매장이 24시간 영업을 하면서 야근을 끝내고도 간단하게 배를 채울 곳이 생겼다”며 “예전에는 메뉴가 기껏해야 햄버거에 탄산음료가 전부였지만 이제는 고급 원두로 만든 커피나 아이스크림도 팔아 카페보다는 패스트푸드점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패스트푸드점은 소비자들의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매출이 해마다 급증했지만, 2002년을 기점으로 일제히 내리막길로 접어 들었다. 웰빙바람으로 ‘정크푸드’오명을 쓴데다, 아웃백 TGIF같은 패밀리레스토랑과 스타벅스 커피빈 등 커피전문점들이 시장을 급속히 잠식한 탓이다. 국내 1위 패스트푸드 업체인 롯데리아는 2002년 5,561억원이었던 매출액이 2006년에는 3,523억원으로 30% 이상 감소했고, 맥도날드도 2,800억원대에서 2,200억원수준으로 주저앉았다.
하지만 요즘 패스트푸드점들은 다시 부활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롯데리아가 전년보다 300억원 많은 3,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맥도날드도 매출이 전년대비 10%이상 증가하는 등 반등에 성공했다.
비결은 젊은 층의 생활 패턴을 파악, 매장 활용도를 극대화한 것. 맥도날드는 2005년 4월 청담점을 시작으로 전국 163개(2008년 2월 현재) 매장을 24시간 체제로 전환했고, 롯데리아와 버거킹도 확대 중이다. 롯데리아 이원택 계장은 “패스트푸드점의 경우 매장 임대료가 비용의 절반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라며 “야간활동이 많은 이른바 ‘올빼미족’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24시간 영업은 매출 정체를 극복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었다”고 귀띔했다.
지역 특성에 따른 매장 차별화도 일조했다. 예를 들면 롯데리아 홍대점의 경우에는 젊은 층이 많이 찾기 때문에 매장 내ㆍ외부를 LED조명으로 장식한 반면, 사무실이 밀집해 있는 시청점은 원목 소재의 테이블과 물결무늬의 장식으로 아늑함을 강조했다. 또 가족 단위 행락객이 많은 신림점은 인조목을 활용해 공원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햄버거와 탄산음료 일색의 메뉴도 커피 등으로 다양화했고, 특히 ‘정크푸드’ 이미지탈피를 위해 ▦쌀을 이용한 햄버거 ▦기름에 튀기는 대신 불에 구운 그릴 치킨 ▦곡물을 이용한 오곡 쉐이크 등 ‘웰빙 메뉴’를 추가한 것도 반전에 힘을 실어줬다. 맥도날드 염혜지 팀장은 “패스트푸드점은 패밀리 레스토랑과 커피 전문점의 협공으로 입지가 줄어든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24시간 매장, 아침메뉴제공, 배달서비스 등 고객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안형영 기자 truest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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