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11일 지역구인 대구 달성을 찾아 온 친박계 탈당파를 만나 ‘생환’의 감격을 나누었다. 이날 회동은 계파 결속력을 과시함으로써 청와대와 당 지도부에 복당을 강하게 요구하는 ‘무력 시위’의 자리였다.
참석자는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와 홍사덕 당선자, 친박 무소속 연대의 김무성 의원, 당 잔류파인 유정복 의원 등 28명. 이들은 달성의 한 한식당에서 열린 만찬 회동에서 “친박연대와 무소속 탈당파가 행동을 통일한다. 또 당 일각에서 거론되는 순수 무소속 당선자 위주의 선별 복당 시도는 중단해야 한다”는 두 가지 사항을 결의했다.
‘원샷 복당’을 위해 집단 행동을 하겠다는 것이다. 당 지도부 주위엔 “친박연대 당선자는 당 대 당 통합 절차가 까다롭다는 점 등 때문에 무소속 당선자와 나누어 순차적으로 복당시키는 게 맞다”는 기류가 있다.
친박계는 선별적 복당론을 “당선자를 골라 받아 우리 측을 분열시키려는 검은 의도”라고 보고 있다. 박 전 대표도 이날 회동 인사말에서 “선별적으로 하는 것은 정당한 방법이 아니다. 그것은 애당초 의도와 목적을 갖고 공천을 잘못한 것과 동일한 결과가 된다는 뜻이고, 잘못된 공천을 아직도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못박았다.
한 핵심 측근 의원은 “친박계 일부에겐 공천을 주고 일부는 낙천시켜 교묘하게 박 전 대표 힘을 빼려 했듯 이번에도 정치 공작의 냄새가 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의 발언 수위는 상당히 높았다. “복당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싸우겠다”는 사실상의 ‘선전포고’였다. 박 전 대표는 비장한 표정으로 “공천 파동과 탈당 사태는 애당초 공천을 잘못한 것이 원인이고, 또 총선에서 공천에 대해 국민 심판을 받았기 때문에 당연히 복당시켜야 한다”며 공천을 주도한 세력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만일 받지 않겠다고 한다면 공천이 잘못된 것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 되고, 총선을 통해 민심이 이렇게 나타난 결과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측근 의원은 “복당과 관련한 싸움은 이제 시작이다. 계속 문제제기 하겠다”면서 “박 전 대표가 강하게 복당 요구를 하다가는 자칫 ‘계파 보스’라는 비판의 우려도 있었지만 ‘잘못된 공천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신념이 더 컸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모든 게 바로잡혀지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지지받는 정당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달성 지역사무실을 찾은 당선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그간 고생 많으셨다. 여기까지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하고 축하한다”고 격려했다. 박 전 대표와 회동 참석자들은 이날 밤 대구 경북대병원에 차려진 강재섭 대표의 부친상 빈소를 단체로 조문했다. 이들은 16일엔 현충원 집단 참배를 하며 ‘복당 투쟁 의지’를 다질 예정이다.
대구=최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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