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희 국방장관이 군부 기강 잡기에 나섰다.
이 장관은 11일 오전 국방부에서 새 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 참석,기조연설을 통해 지난 60년간 군의 성과를 언급한 뒤 “이런 성과의 이면에는 군 자체의 어두운 그림자가 존재한다”며 운을 띄웠다.
이 장관은 이어 “허심탄회하게 군의 현실과 문제를 이야기하겠다”며 군 조직의 완전성ㆍ효율성 저하를 꼽았다. 이 장관은 “우리는 항상 북한의 현존 위협에 우선적으로 대비해야 했기 때문에 그때 그때 취약점을 보강하는 대증적 처방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는 우리 군의 완전성과 효율성을 저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확고한 한미연합방위체제에 의지하면서 전투형 군대보다 행정형ㆍ관리형 군대로 변해가는 부작용 ▦출신ㆍ기수ㆍ병과별 위주의 행정적 인사 ▦편한 군대가 민주 군대라는 착각 ▦어설픈 상식과 자신의 경험에만 의존한 아마추어리즘 ▦구호성 부대지휘 등을 지적하며 조목조목 비판의 칼을 들이댔다. 이 장관의 강도 높은 질타가 계속되자 회의장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고, 참석한 군 고위 장성들의 표정도 딱딱하게 굳어졌다.
평소 ‘군인 다운 군인’을 강조해 온 이 장관의 이날 발언은 고강도 개혁의 포문을 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이 장관은 날선 비판에 이어 군 혁신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선진 군대를 향한 군의 모토를 ‘전투복을 입은 자는 전투 위치로’로 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비전투 분야의 문민 담당 및 군의 전투임무 전념 ▦양적 재래식 군대가 아닌 완전성을 가진 정예군 건설 ▦관행이나 어설픈 상식이 아닌 법ㆍ규정ㆍ절차에 의해 움직이는 군대 ▦전시위주ㆍ행정적 군대가 아닌 효율적이고 전문화한 군대 등을 언급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새 정권 출범과 군 수뇌부 인사 등으로 어수선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다잡고 기강을 확립하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며 “회의 내내 긴장된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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