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쌍둥이들은 키 몸무게 혈당 등 신체적 특성에서 유전적 요인이 비슷해 같은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란성 쌍둥이라도 성격과 기질은 성인이 되면 많이 달라질 수 있다.
이런 사실은 서울대 보건대학원 성주헌(국립암센터 암예방사업부장)교수팀이 2005년부터 4년간 1,200여명의 30세 이상 성인 쌍둥이와 그 가족을 대상으로 실시한 ‘쌍둥이-가족 건강증진 사업’ 중간 연구 결과에서 확인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쌍둥이들은 외모 뿐만 아니라 신체적 특징과 질환과 관련해서도 유전적인 영향이 비슷했다. 이들의 유전율(유전적 요인이 차지하는 비율)을 분석한 결과 키는 65%, 몸무게와 비만도는 50%, 허리둘레 45%, 혈당은 40% 등에서 유전적 요인이 좌우했다.
심혈관질환과 관련된 요인들 가운데 고밀도(HDL)콜레스테롤이나 저밀도(LDL)콜레스테롤 값의 유전율도 각각 60%와 55%로 높았다.
흥미로운 부분은 흡연 등 생활습관도 유전적 요인이 작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니코틴 중독증상은 40% 가량이 유전적 요인에 의해 좌우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한 명의 쌍둥이가 유방암이면 다른 한 명의 쌍둥이도 유방암에 걸리게 될 확률은 약 20배 이상 높아진다는 해외 연구와 비슷한 결과가 국내에서도 나타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유방암 뿐만 아니라 대장암에서도 쌍둥이간에 일치도가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파킨슨씨 병의 경우 질환에 걸리는 사례가 아주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적 요인이 결정하는 신체 조건은 쌍둥이간에 매우 유사했지만, 환경적 요인의 비중이 큰 성격이나 기질의 경우 일란성 쌍둥이라 하더라도 큰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성격과 기질검사는 물론 식습관, 비만도, 운동량 등도 쌍둥이가 성인이 된 이후에는 매우 다른 결과를 나타냈다”며 “이는 유전적 요인 외에 환경적 요인도 크게 작용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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