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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代에노안, 마음도 침침… 45眼으로 불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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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代에노안, 마음도 침침… 45眼으로 불러주세요

입력
2008.04.10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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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회사에서도 틈틈이 책을 읽는 독서광인 최경득(47) 부장은 최근 신문을 15분 정도만 보아도 피곤해져 읽기가 힘들어졌다. 휴대폰 문자 메시지가 잘 보이지 않고, 약이나 전자제품 설명서의 작은 글씨는 눈에서 좀 떼놓고 봐야 했다.

나이가 들면서 집중력이 떨어졌다고 여기던 최씨는 눈에 심한 피로감을 느껴 안과를 찾았다 ‘노안(老眼ㆍPresbyopia)’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40대 중반에 돋보기를 써야 하다니…” 하는 생각이 들자 울컥해졌다.

45세쯤에 수정체 탄력 떨어져

40대 중반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최씨처럼 노안이 된다. 눈을 너무 많이 사용해 눈의 렌즈인 수정체의 탄력이 떨어지거나 비대해져 수축력이 약화, 초점이 잘 맞춰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노안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998833’(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사흘만 앓다가 죽는다)이 희망사항인데, 40대 중반에 노안이 됐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노안이라는 용어를 ‘45안’으로 바꾸자는 운동이 일고 있다. 덧붙여 ‘돋보기’는 미국 용어인 ‘리딩 글래시스(reading glasses)’를 따라 ‘독서안경’으로 바꾸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대한안과학회 관계자는 “병원을 찾는 노안 환자들이 대부분 45세 전후에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며 “노안을 45안으로 바꾸자는 주장에 대해 학회에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확실한 45안 교정술, 2종류 나와

현대 의학으로 45안은 해결될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종류의 45안 교정법을 승인했다. 인공 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레스토 렌즈 삽입술)과, 라식 수술처럼 엑시머 레이저로 각막을 깎는 수술(커스텀 뷰 수술)이 바로 그것.

안과 전문의들은 “두 가지 교정술은 아직 장기적인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45안은 이 2종류 수술로 해결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레스토 렌즈 삽입술은 수년간의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2005년 3월 FDA의 승인을 받아 안전성과 보편성을 갖춘 획기적인 수술이다. 세계 최대 안과 전문 다국적기업인 알콘이 개발했다.

FDA 임상시험 결과, 레스토 렌즈 삽입술을 받은 환자의 80%가 독서, 운전, 컴퓨터, 운동 등의 일상생활에 안경이 전혀 필요치 않으며, 94%가 다시 수술을 받는다 해도 이 수술을 택하겠다고 답했다.

레스토 렌즈는 ‘아포다이즈드(apodized) 회절기술’을 결합해 망막에 도달하는 빛의 양을 자동 조절, 근거리나 원거리 모두 잘 볼 수 있다.

렌즈 중심부에 머리카락 1/50~1/300 굵기인 12개의 동심원을 계단식으로 미세하고 정교하게 가공, 빛이 두 가닥으로 꺾이게 만들어 근거리와 원거리를 모두 볼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기존 교정렌즈의 문제점인 불만족스러운 근거리 시력, 야간 시력장애, 달무리ㆍ빛번짐 현상도 현저히 줄였다.

국내에서 레스토 렌즈 삽입술을 가장 많이 시술한 아이러브안과 박영순 원장은 “수술 환자의 94%가 만족했다”며 “수술 시 통증이 전혀 없으며, 수술 시간도 5~7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레스토 렌즈 삽입술을 받은 다음날부터 운전, 수영, 골프, 여행, 사우나 등 모든 생활이 가능하다.

박 원장은 “백내장이 오는 50대 중반 이후의 환자들이 주로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45안 교정 뿐만 아니라 백내장 치료도 동시에 할 수 있는 레스토 렌즈는 돋보기와 달리 반영구적이다. 수술 비용은 500만원 선이다.

2007년 7월 FDA의 승인을 받은 또 하나의 45안 교정술은 커스텀 뷰 수술이다. 수술 원리는 양쪽 눈 가운데 주시안(主視眼ㆍ멀리 보는데 주로 사용하는 눈)은 정시(正視)로 교정해 멀리 보게 하고, 비주시안(非主視眼)은 –2디옵터 정도 근시로 교정해 가까운 곳을 선명히 보게 하는 것. 즉 짝눈을 만들어 한 쪽은 가까운 곳, 다른 쪽은 먼 곳을 보게 하는 수술이다.

이 수술은 두 눈 수술시간이 10여분으로 짧고, 수술 다음날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백내장이 없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다만 영구적이지 않은 것이 단점이다. 수술비용은 400만원 선.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 환자들이 주로 수술한다.

이밖에 고주파를 이용하는 각막 열 성형술, 비(非)구면 방식의 다초점 회절 렌즈인 ‘테크니스 렌즈’ 등이 45안 교정술로 쓰이지만 레스토 렌즈 삽입술과 커스텀 뷰 수술로 대체되고 있는 추세다.

<도움말=세브란스병원 안과 김태임 교수, 서울아산병원 차흥원 삼성서울병원 정의상 교수>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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