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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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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균형

입력
2008.04.10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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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주인’이라는 건지 모르겠다. 우주에 살러갔나? 지구 밖으로 나가, 고작 열흘도 못 되는 시간을 첨단 기계장치 속에서 머물다 오는 것에 불과하지 않는가. ‘지구 밖의 우주를 보고 온 인간’일 뿐이다.

그러나 다들 우주인이라고 하니, 우주인이라고 하자. 한국 최초의 우주인 탄생에 대한 한국인의 반응은 매우 균형이 잡혀있는 듯하다. 한국 최초로 10대의 소년 소녀가 빙상 수영에서 금메달 딴 것만 가지고도, 삼박씨가 잘 던지고 잘 치고 잘 찬 것만 가지고도 무한히 고무되어 입에 침이 마를 날이 없었던 겨레라는 것을 감안하면, 냉담하다 싶을 정도다.

삼척동자가 생각해도 국민의 혈세가 너무 들어가서? 우주인 배출에 가장 큰 공을 세운-국가 다음으로 가장 큰 돈을 댄 한 방송사의 대대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이거 배보다 배꼽이 큰 거 아닌가’하는 의문이 들어서? 평상시의 언론답지 않게, (그 방송사를 제외한) 방송사와 주요 언론들이 객관성을 가지고 득만 아니라 실에 대해서도 충분히 보도해준 덕택에? 설마 우주로 간 날이 총선 전날이어서? 하여간 이토록 균형 잡힌 반응은 정말 신기할 정도다. 그러나 아직은 두고 볼 일이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은 아직 우주에 있으며, 그가 한국에 돌아올 날은 하 멀었다.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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