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했던 전국 초경합지역 60여곳의 승부는 '수도권 한나라당 압승, 영남권 반(反)한나라당 세력의 역습'으로 결론이 났다.
특히 유권자들은 이재오 이방호 박형준 정종복 의원 등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을 모두 낙마시켰다. 한나라당의 친이(親李)계를 대표하던 이들의 패배는 "오만한 권력은 혼내겠다"는 국민들의 강력한 경고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 실세인 이재오 의원은 서울 은평을에서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에게 무릎을 꿇었다. 한반도 대운하를 밀어붙이고, 박근혜 전 대표와 대립하며 한나라당과 공천 과정을 좌지우지했던 그의 독선적 태도에 대한 지역민의 반감이 그를 무너뜨린 것이다.
한나라당 공천 책임자였던 이방호 사무총장과 정종복 공천심사위원회 간사의 패배는 더욱 충격적이다. 이들의 지역구는 경남 사천과 경북 경주 등 한나라당 강세 지역이다.
특히 이 사무총장은 보수 성향이 강한 이 지역에서 민주노동당 농민 출신 강기갑 의원에게 패해 충격을 더했다. 주변의 한나라당 후보자들이 대부분 무난히 당선된 것을 보면 당 간판이 문제가 아니라 개인 탓이라는 지적이 많다. 그래서 이들의 패배를 두고 "영남 민심이 친이계의 한나라당 공천 전횡을 응징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 대통령의 핵심 브레인 박형준 의원은 부산 수영에서 구청장 출신 무소속 유재중 후보의 지역 영향력을 이 대통령의 후광으로도 넘어서지 못했다.
수도권 경합지에서 민주당의 견제론은 약발이 전혀 없었다. 전체적인 투표율이 떨어지면서 적극적 투표층인 50, 60대 한나라 지지 성향 유권자의 표심이 선거 결과를 좌우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민주당의 전통적 강세지역이었던 서울 강북ㆍ강서권에서 김근태 임종석 의원 등 스타급 현역이 우수수 떨어졌다. 민주당은 구로을(박영선) 강북을(최규식) 등 7곳에서만 겨우 의석을 챙겼다.
경기 경합 지역 승부의 추도 한나라당 쪽으로 기울었다. 한나라당은 고양, 성남 등 전통적으로 민주당세가 강했던 지역을 휩쓸었다. 다만 최대 격전지 수원 영통에서는 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을 눌러 체면 치레를 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텃밭 영ㆍ호남 초경합지에서는 고전했다. 민주당은 호남 경합지 중 광주 광산갑, 전북 군산에서만 수월하게 이겼을 뿐 무소속 돌풍에 휘말렸다. 한나라당도 접전지였던 부산 동래, 대구 달서을, 경북 구미을, 안동 등에서 모두 무소속 후보에 뒤졌다.
초경합지였던 제주 선거구 3곳에서 모두 민주당 후보가 이겼고, 충북에서도 민주당이 8석 중 6석을 챙기며 선전했다.
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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