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을에서 한나라당 정몽준 후보와 사투를 벌인 통합민주당 정동영 후보는 9일 저녁 내내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정 후보는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부진하자 “어떤 선택이든 국민의 선택은 옳다. 내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성찰해야겠다”며 “이번 총선의 핵심열세는 균형이었는데 균형이 무너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거취에 대해 “그 질문은 너무 이르다”며 “어떻게 여기까지 온 민주세력인데 제 대에 와서 민주세력이 소멸위기를 맞았다. 그걸 보자니 견딜 수 없어 당이 필요하다면 날 활용하라는 마음으로 나왔지만 보탬이 안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이날 저녁 개표방송이 시작되자 사당동 선거사무실에서 100여명의 지지자들과 함께 TV를 시청했다. 그러나 출구조사 초반부터 정몽준 후보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사무실 전체가 이내 무거운 침묵 속에 빠져들었다. 그는 눈시울을 붉히는 선거운동원들에게 “이겼으면 아주 좋았겠지만, 고생하셨습니다”라며 악수를 건네고 위로했다.
정 후보의 측근은 “당분간은 선거운동을 도운 많은 지인들에게 일일이 감사의 뜻을 전하는데 몰두할 생각”이라며 “후보 본인도 고민하는 시간을 길게 가질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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