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홍성흔(30)은 겨우내 김경문 감독에게 눈엣가시였다. 홍성흔은 지난해 안방마님 자리를 채상병에게 뺏긴 채 지명타자로 나섰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홍성흔은 지난해 12월8일 “포수로 뛰고 싶다”며 트레이드를 요구했다.
두산은 홍성흔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았지만 반응이 시원찮았다. 홍성흔이 2008시즌을 소화하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데다 두산이 홍성흔을 내주는 대신 10승급 투수를 원했기 때문이다.
결국 홍성흔은 지난달 25일 지난해 연봉 3억 1,000만원에서 40% 깎인 1억 8,600만원에 두산과 재계약했다. 한마디로 먹을 건 없지만 남 주기엔 아까운 계륵과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팀이 초반 깊은 슬럼프에 빠지자 김경문 감독은 지난 6일 홍성흔에게 SOS를 보냈고, 홍성흔은 10일 잠실 한화전에서 결승 3루타 포함, 4타수 3안타 4타점의 맹타를 터트리며 김 감독에게 값진 승리(8-6)를 선사했다.
지명타자 겸 5번타자로 선발 출전한 홍성흔은 0-0이던 3회말 2사 만루에서 한화 선발 정민철에게서 우익수 옆으로 빠지는 싹쓸이 3루타를 쳐냈다.
두산은 기회를 놓치지 않은 홍성흔의 한방에 힘입어 6연패 뒤 2연승을 달렸다. 홍성흔은 6-2로 앞선 6회말 1사 2루서 유격수 강습 내야안타까지 때려 2루주자 김재호를 홈까지 불러들였다.
홍성흔이 타석에서 맹타를 휘두르는 동안 마운드에서는 선발 김명제가 호투했다. 김명제는 5와3분의2이닝을 5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막아 시즌 첫 승을 거뒀다.
두산(4승6패)은 단독 5위로 올라선 반면 한화(3승8패)는 히어로즈에 2연패한 LG와 함께 공동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다. 한화는 7회초 대타 김태완의 3점홈런으로 6-8까지 추격했지만 경기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공동 2위였던 SK, 삼성, 히어로즈는 이날 일제히 승리를 거둬 삼성에 일격을 당한 롯데(7승3패)와 함께 공동 1위가 됐다. 광주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SK가 KIA를 4-1로 꺾고 6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SK 선발 김광현은 6이닝을 산발 6피안타 1실점으로 막아 시즌 2승(1패)을 거뒀다. KIA는 4번타자 최희섭이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부진하는 등 타선이 침묵하며 최근 3연패에 빠졌다. 선발 호세 리마는 5이닝 4실점(3자책)으로 시즌 첫 패를 당했다.
대구에서는 삼성이 상승세의 롯데를 2-0으로 꺾었다. 삼성 선발 배영수는 최고 147㎞의 강속구를 앞세워 롯데 타선을 6이닝 4탈삼진 3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시즌 2승째. 삼성은 5회 박진만의 2루타와 박석민의 우중월 3루타로 결승점을 뽑은 뒤 진갑용의 희생플라이로 추가점을 얻었다. 삼성 마무리 오승환은 9회 1사후 구원 등판, 팀 승리를 지키며 시즌 4세이브(1위)를 챙겼다. 롯데는 삼성전 3연승 끝.
목동에서는 히어로즈가 6이닝 6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이현승(2승)의 호투를 앞세워 LG를 6-1로 꺾었다.
이상준기자 jun@hk.co.kr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대구=성환희기자 hhsung@hk.co.kr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저작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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