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연패를 끊으려면 4번타자와 에이스가 제 몫을 해줘야 한다.
두산이 김동주의 시즌 첫 홈런과 선발 게리 레스의 호투를 앞세워 지긋지긋한 6연패의 수렁에서 탈출했다. 최하위였던 두산이 9일 잠실에서 한화를 5-1로 꺾고 공동 5위(3승6패)로 올라섰다. 지난 1일 KIA전 이후 무려 8일만의 승전보. 반면 한화는 3승7패가 돼 이날 히어로즈에 일격을 당한 LG와 함께 공동 꼴찌로 추락했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6연패의 충격이 컸는지 경기 전 감독실에서 두문불출했다. “6연패에 빠졌는데 대책이 있냐”고 물었더니 쓴 웃음과 함께 “기다려야지 어쩌겠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팀 타율 최하위(0.216)인 타선의 부진이 원망스러웠다. 반대로 마운드 난조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적장 김인식 감독은 “그래도 두산은 선발투수가 탄탄하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오히려 부러워했다.
김인식 감독의 불길한(?) 예감은 적중했다. 지난 2004년 이후 한화전 3연승을 달리고 있던 ‘천적’ 레스는 최고 구속이 140㎞에 그쳤지만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절묘한 제구력으로 상대 강타선을 요리했다. 레스는 2-1로 앞선 6회 2사까지 5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4회 2사후 한화 4번타자 김태균에게 얻어 맞은 솔로 홈런이 유일한 옥에 티.
그러나 김경문 감독은 6회 2사후 다시 김태균이 타석에 들어서자 레스를 과감히 내리고 지난해 신인왕 임태훈을 투입했다. 임태훈은 김태균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벤치의 기대에 화답했다.
타선에선 4번 김동주가 마수걸이 홈런포로 오랜만에 중심 타자 몫을 제대로 했다. 김동주는 2-1 살얼음 리드를 지키던 6회말 무사 1루서 한화 선발 양훈의 포크볼을 끌어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쐐기 2점포를 쏘아올렸다.
승리의 주역 김동주는 경기 후 “6연패를 끊는 홈런을 쳐서 기쁘다. 팀이 계속 지다 보니 분위기가 나빴는데 앞으로는 더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승장 김경문 감독은 “좋은 수비가 많았던 게 눈에 띈다”고 연패 탈출 소감을 밝혔다.
목동에서는 우리 히어로즈가 홈런 3방을 앞세워 LG를 7-3으로 격파하며 전날 패배를 그대로 갚아줬다. 히어로즈는 8일 경기에서 홈런 3방을 얻어 맞으며 LG 타선에 시즌 첫 선발타자 전원안타를 ‘선물’했다. 히어로즈는 0-1로 뒤진 1회말 정성훈의 솔로포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후 김일경과 전근표가 2, 3회 나란히 2점포를 쏘아올렸다.
잇따라 터진 홈런포로 순식간에 7-1까지 달아난 히어로즈는 일찌감치 승리를 굳혔고, 선발 황두성은 6과3분의1이닝 5피안타 3실점의 퀄리티 스타트로 시즌 첫 승을 거두며 최근 3연패에서 탈출했다. 한편 광주 KIA-SK전과 대구 삼성-롯데전은 비 때문에 취소됐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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