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9일 오후 6시 서울 당산동 당사 6층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 도착, 엷은 미소를 지으며 당직자 등에게 “수고 많으셨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러나 손 대표의 미소는 오래가지 못했다. 5분 뒤 방송사들의 출구조사 결과가 일제히 ‘한나라당 과반수 당선 확실’이라고 보도하자 손 대표의 표정은 굳어갔다. 기대를 가졌던 접전지에서 민주당 후보들 대부분이 지는 것으로 나오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자신이 출마한 종로에서 한나라당 박진 후보에게 뒤쳐진 것으로 전망되자 손 대표는 입술을 굳게 깨물었다. 그는 선거결과에 대한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게도 굳게 다문 입을 좀처럼 열지 않았다.
잠시 두 눈을 감은 손 대표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선거결과와 투표율을 다시 한번 확인한 뒤 잠긴 목소리로 “언제나 그렇듯 국민의 뜻을 겸허한 마음으로 높이 받들고자 한다. 성원을 보내준 국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결과에 상관없이 민주주의를 제대로 지키고 건강한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한 유일 야당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한 뒤 당직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개표상황실을 빠져 나왔다.
박관규 기자 qoo7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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