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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4·9/ 경제인들, 이젠 금배지 달고 뛴다

입력
2008.04.10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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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대통령'을 탄생시킨 민심은 '경제인 출신 국회의원'에 대한 기대로 이어졌다.

정치인과 법조인의 국회 진출이 두드러졌던 예전 총선과 달리 '경제 살리기'가 대의였던 18대 총선은 경제관료와 최고경영자(CEO) 출신 등 경제인의 약진이 주목된다. 경제인 출신은 9명(지역구 초선)이 당선됐다. 예상(20여명)보다는 저조한 성적이지만 17대 총선(5명)보다는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숫자보다 기대되는 건 이들의 활약이다. 경제인 출신 국회의원은 향후 경제 정책과 관련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들은 선거기간동안 지역경제와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해 경제 전문가를 국회에 보내야 한다는 이구동성으로 표심을 잡았다. 특히 대운하 프로젝트 등 쟁점이 되고 있는 대선 공약이 많은 만큼 경제인 출신 국회의원의 역할이 정국의 변수로 떠오를 수도 있다.

중심엔 문국현(서울 은평을) 창조한국당 대표(전 유한킴벌리 사장)가 있다. 초지일관 '대운하 망국론'으로 선거전에 임한 그는 'MB의 2인자' '대운하 전도사'로 불리는 이재오 한나라당 후보의 텃밭에서 대선에 쏟아 부은 90억원보다 값진 승리를 일궜다.

지난 대선 이후 존재감마저 흐려졌던 문 당선자는 당초 '정치 1번지'란 상징성을 지닌 종로에서 출마할 것을 제의 받았었다. 하지만 "대운하 재앙을 막아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며 연고도 없는 은평을에 출사표를 냈다.

그의 원칙은 빛을 발했다. '운하 반대'의 최선봉은 통합민주당이 아닌 문 당선자의 몫이 됐고, 이번 승리로 최소한 서울 은평을이란 지역구에선 운하 반대가 대세임을 입증했다. 그는 "총선 전후로 정계개편이 이뤄지면 양심적인 미래 세력을 모으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대운하 망국론을 본격적으로 정치쟁점화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문 당선자의 뜻대로 운하 반대 여론의 세를 모은다면 '이재오를 꺾은 문국현'이 아니라 '(운하만큼은) MB를 꺾는 문국현'으로의 화려한 변신도 가능하다. 경제 대통령과 경제 국회의원의 맞대결인 셈이다.

김광림(경북 안동) 전 재정경제부 차관의 금배지도 돋보인다. 참여정부 시절 경제관료를 지낸 그는 당적도 없이 한나라당 텃밭에 나서 오직 민심을 붙잡는 전략으로 승리를 일궈냈다. 안동 지역 최대 성씨인 안동 김씨 문중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그는 "당선 후 한나라당에 입당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정치인보다 더한 정치관록도 선보였다.

김세연(부산 금정) 동일고무벨트 대표는 36세의 나이로 '부산의 반란'의 선봉에 섰다. 김진재 전 의원의 아들, 한승수 국무총리의 사위이기도 한 김 당선자는 '친박 무소속연대' 명패를 달고 박승환 한나라당 후보를 무너뜨렸다. 친박 무소속연대의 행보가 대운하를 비롯한 'MB노믹스'의 향방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그의 당선은 주목 받고 있다.

배영식(대구 중ㆍ남구) 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허범도 전 중소기업청장(경남 양산), 구본철(인천 부평을) 텔넷웨어 회장, 김성회(경기 화성갑) 삼원토건 회장, 이종혁(부산 진을) 세계나무교육 대표(이상 한나라당)는 여의도에서 'MB노믹스'를 지원할 참이다.

이용섭(광주 광산을) 전 국세청장ㆍ건설교통부 장관은 통합민주당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비례대표 중엔 이성남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정국교 H&T 대표이사(이상 통합민주당), 배은희 리젠바이오텍 대표(한나라당), 이용경 전 KT 사장(창조한국당) 등이 경제인 출신이다.

고찬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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