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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1/ '부동표 우리쪽으로' 막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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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1/ '부동표 우리쪽으로' 막판 사활

입력
2008.04.08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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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9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각 정당은 승패를 좌우할 부동표 흡수에 초점을 맞추고 전략을 두 가지 정도로 압축하고 있다. 통합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의 야당 죽이기가 시작됐다"는 등 관권선거 논란을 극대화하며 투표율 높이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주말을 거치며 접전지 표심이 유리해지고 있다는 판단 하에 "10년 실정을 심판해 달라"는 논리로 이완됐던 지지층을 결집시키는데 주력했다.

■ 민주 "견제론" 필사적인 호소

통합민주당은 7일 견제론 확산에 사력을 다했다. "관권을 동원한 야당 죽이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손학규 대표의 이날 아침 선대위 회의 발언은 초접전지의 당락을 좌우할 30, 40대에 위기의식과 견제론을 불어넣어 투표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승부수다.

민주당은 수도권에서 간신히 유지되던 박빙의 승부추가 선거 막판 한나라당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고 보고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일단 들고 나온 것은 읍소전략. 자세를 최대한 낮춰 전통적인 개혁 지지층인 30, 40대의 마음을 되돌리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손 대표는 회의에서 "이번 총선은 불안한 일당 독주냐, 견제와 균형이냐의 대결"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독주를 그냥 놔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에 최소한의 힘을 실어달라는 호소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관권동원선거 이슈화에 집중했다. 강자인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1980년대 식으로 약자인 야당을 옥죄고 있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우선 "선거 막바지에 여당 2인자가 위태로워지니 대통령이 현장을 방문했는데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 대통령의 이재오 의원 살리기 행보를 이틀째 비판했다.

차영 선대위 대변인은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날 경기 안산 단원을 지역을 방문한 것과 관련, "초박빙 지역에 공교롭게 이 대통령과 측근 장관의 방문이 집중되고 있다"며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랬더니) 오얏나무를 뿌리째 뽑겠다는 것이냐"며 맹비난했다.

또 민주당 유력 후보에 대한 편파수사 의혹도 제기했다. 경찰의 한명숙(경기 고양 일산동) 후보 선거운동원 '허위자백 압박'이 사례로 제시됐다. "이대로 가면 한나라당이 3분의2 이상 의석을 차지해 지난 10년간 사라졌던 5, 6공식 공안통치가 부활한다"(선대위 관계자)며 민주화운동 주력 세대인 30, 40대에게 위기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특히 "한나라당이 수도권 경합지역을 중심으로 경력, 금품살포과 관련된 인신 공격을 쏟아내고 있다"며 경계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오후 초접전지인 서울 노원을에서는 한나라당 권영진 후보측이 "민주당 우원식 후보측이 금품을 돌리다 적발됐다"며 허위 문자 메시지를 대량 발송했다 취소하는 고도의 비방전을 펼쳐 반발을 사기도 했다.

민주당은 또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높이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17대 총선 당시에도 막판까지 열린우리당 후보가 여론조사에서는 우세를 보이다 실제 개표 결과 한나라당 후보에 역전됐던 사례가 많았다는 점이 민주당 입장에서는 걱정거리다. 손 대표는 "투표율이 50%를 밑돌면 민주주의 위기가 온다"며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 한나라 "과반 달라" 승세 굳히기

한나라당은 막판 부동층 흡수 전략을 크게 두 가지로 잡고 총력전을 펴고 있다. ‘과거 10년 실정 심판론’을 강조해 ‘이명박 정부 심판론’을 옅어지게 하는 것과 ‘정당 대 정당’ 구도를 부각시키는 것이다. 초접전지를 누비는 당 지도부의 메시지는 이들 포인트에 집중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막판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자체 판단을 하고 있다. 야당의 ‘견제론’이 잘 먹히지 않고, 이탈했던 지지층도 선거일이 다가오며 돌아오는 조짐이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런 흐름에 탄력을 붙이려 ‘10년 실정 심판론’을 한층 더 띄우고 있다. 지난해 대선 때 써먹었던 구도가 이번 총선에서도 유효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셈이다.

강재섭 대표는 7일 “100일도 안된 정부에 대해 견제니 중간 심판이니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이번 총선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견제가 아니라 역동적인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 과거 10년의 국정파탄세력에 대한 심판을 하는 선거”라고 역설했다. 김덕룡 공동선대위원장도 “경제를 어렵게 만든 이른바 ‘탄돌이’ 세력들이 출범한지 한 달밖에 안된 새 정부에 대해 견제하자고 말한다”며 “부끄러워 해야 할 사람들이 살아 남아서 표를 달라고 하는데 분명히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막판 유리한 흐름을 다잡아 흔들리는 부동층을 끌어들이고 승세 굳히기를 하려는 차원이다. 한나라당이 “민생 경제를 살리고 제대로 일을 하기 위해선 행정부 뿐 아니라 입법부의 권?교체가 필요하다. 과반 의석을 달라”라고 지속 홍보하는 것도 모두 구정권 심판론의 연장선상이다.

‘정당 대 정당’ 구도를 강화 하는 것 역시 부동층을 잡기 위한 전략이다. 이는 특히 영남권에서 친박근혜 성향 무소속 또는 친박연대 후보들과 경합을 벌이는 지역을 겨냥한 것이다.

이방호 선대본부장은 “투표일 하루이틀 전에는 당을 보고 선택을 해달라고 호소하는 것이 표 결집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소속 후보들에게 던지는 표는 버리는 표’라는 사표(死票) 심리를 자극하는 것이다. 충청권 유권자를 겨냥해 자유선진당을 ‘지역당’으로 규정, “지역주의를 날려버리자”라고 선전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한나라당은 여당 프리미엄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전날 한나라당 지지성향이 강한 장ㆍ노년층을 겨냥해 ‘노인용 미니 신도시 20곳 조성’ 공약에 이어 이날엔 ‘빈곤 없는 나라 만들기 10대 프로젝트’ 공약을 내놓았다. 민생과 밀접한 공약을 집중 제시, 유권자들의 기대감을 자극하는 것이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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