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지도부가 대선후보를 조기 결정하기 위해 슈퍼대의원들에게 지지후보 선택을 앞당겨줄 것을 요청하고 있으나 슈퍼대의원들은 ‘급할 것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슈퍼대의원들이 이런 저런 이유를 내세워 앞으로 남은 10여개 주 경선이 모두 끝난 후, 또는 8월말 전당대회가 임박해서나 지지후보를 정하겠다는 기류가 강하게 감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슈퍼대의원들이 자신들의 ‘몸값’을 높일 목적으로 미적거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AP통신에 따르면 모두 796명의 슈퍼대의원 중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지지자는 현재까지 251명,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슈퍼대의원은 22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후보를 아직 선택하지 않은 320여명의 슈퍼대의원들이 가장 그럴듯하게 내세우고 있는 명분은 “경선의 장기화가 당에 해를 끼친다는 지도부의 우려는 옳지 않으며 오히려 경선이 계속되면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늘어나는 등 당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셰로드 브라운 상원의원(오하이오)은 “경선이 진행되면서 장기적으로 당에 도움이 되는 많은 일들이 이뤄지고 있으며 그 중 대표적인 것은 민주당원으로 새로 등록하는 유권자들이 기록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브라운 의원이 내린 결론은 “슈퍼대의원들이 지지표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10여개주의 경선이 아직 치러지지 않은 상황에서 남은 경선 지역의 유권자 표심에 영향을 미치기 않기 위해 지지후보 선택을 미루겠다는‘중립론’도 슈퍼대의원들이 거론하는 이유 중 하나다. 다음달 6일 예정인 노스캐롤라이나 예비선거를 앞두고 오바마, 힐러리 의원 양쪽 모두로부터 강력한 구애를 받고 있는 이 지역출신 브래드 밀러 하원의원은 “두 진영이 모두 나에게 ‘줄서기’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나는 최소한 이달 22일 펜실베이니아 예비선거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상당수 슈퍼대의원들은 또 “오바마, 힐러리 두 주자가 모두 출중하기 때문에 섣불리 선택할 수가 없다”며 남은 경선에서 좀더 확실한 우열이 가려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대세론’을 표방하고 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힐러리 의원에게 호의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류된다.
이는 오바마 의원 지지로 돌려세우기 위해서는 선언대의원 확보 수나 전체 유효 득표수에서 오바마 의원이 보다 분명하게 힐러리 의원의 추격에 쐐기를 박아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해석된다. 미 언론들은 2월5일 ‘슈퍼 화요일’대회전 이후 오바마 의원이 슈퍼대의원 확보에서 힐러리 의원과의 차이를 현저히 좁혔으나 속도가 오바마 의원이 기대한 만큼 빠르지는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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