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청춘남녀는 물론 유치원 꼬마부터 칠순 노인들까지, ‘텔미 텔미’를 목 놓아 부르며 온몸을 흔들어대게 만든 아가씨들, 그 원더걸스를 내세웠으니, 이번엔 투표율이 좀 오르려나?
그러나 이번에 투표율이 더욱 낮아질 것은 명약관화하다. 왜 자꾸만 투표율은 낮아지는 걸까? 어차피 돈 많고 학력 높고 감투 이력 화려한, ‘서민’과는 다른 세계에서 사는 분들이 후보로 나온다. 당이라는 것도 내내 보아왔듯이 ‘그들만의 세상’이다.
대중은 듣도 보도 못한 당 사이에서, 익숙하기는 하지만 있으나 마나 하다고 평소 생각하던 몇 개의 당을 놓고 저울질을 해야 하며, 그 당들이 내세우는 그 나물에 그 밥 같은 누구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누굴 뽑든 그 누구는 국회에 가서 4년 내내 엉터리 짓만 일삼으리라는 것을 뻔히 아는 처지에, 왜 꼭 투표를 해야 한단 말인가?
누가 되든 상관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웬만하면 투표를 해왔으며, 오늘도 꼭 투표를 하려고 한다. 내가 가진 한 표가 신성해서가 아니라, 의무감 때문이다. 만약에 한국사회가 조금씩이나마 발전되어 왔다면, 그래도 그나마 그 중에서 나은 당과 사람을 골라내려는 한 표 한 표의 노력들이 일궈낸 승리다. 투표는 선택이 아니라, 불가피한 의무가 아닐까.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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