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의 삼엄한 경계로 한동안 잠잠했던 티베트에서 다시 격렬한 시위가 발생, 중국 당국의 발포로 시위대 수십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티베트 시위 사태가 안정됐다는 중국 당국의 설명과 달리, 티베트 독립 시위가 다시 거세짐에 따라 베이징 올림픽에도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4일 중국 서부 쓰촨(四川)성 티베트족 자치구인 간쯔(甘孜)에서 3일 저녁 난동이 발생해 공안이 발포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정부 건물 밖에서 벌어진 시위대의 난동으로 관리 한명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으며 공안이 폭력을 진압하기 위해 경고 사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지난 달 10일부터 발생한 티베트 시위 사태 이후 중국 당국이 발포 사실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신화 통신은 구체적인 사상자 수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티베트 망명 단체들은 이번 공안의 발포로 적어도 8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영국 BBC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시위는 달라이라마 사진을 소지한 혐의로 체포된 승려 2명의 석방을 요구하기 위해 벌어졌다. 수백명의 승려와 시민들이 참여한 시위는 평화적인 분위기에서 시작됐지만, 중국 한족을 겨냥한 폭력 사태로 번지면서 당국이 진압에 나섰다고 BBC 방송이 전했다.
지난달 10일 시짱(西藏) 자치구 주도 라싸에서 시작된 티베트 분리 독립 시위는 쓰촨성, 간쑤성 등 티베트 인근 지역으로 번지면서 대규모 유혈 사태까지 벌어져 급기야 중국 당국이지난달 20일 발포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그러나 공안의 무력 진압으로 시위가 수그러들어 중국 당국이 최근 외신 기자들과 중국 주재 외교관들을 상대로 라싸 현장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동안 티베트 시위 무력 진압으로 세계 각국이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불참 등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또 다시 무력 진압에 의한 희생자가 발생함에 따라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등 국제사회의 베이징 올림픽 거부 움직임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송용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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