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란티리 2020 지음/웅진윙스 발행ㆍ 328쪽ㆍ1만3,000원.
오프라인 매장들은 공간의 협소함 때문에 잘 팔리는 제품 20%만 진열해 놓는다. 나머지 80%는 창고 신세. 결국 20%의 제품만 더 잘 팔리고 나머지는 소비자로부터 더욱 외면을 받는다.
작은 머리(20%)가 긴 꼬리(80%) 보다 매출을 좌지우지하는 셈이다. 하지만 모든 제품의 ‘진열’이 가능한 온라인 매장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나머지 80%의 물건도 소량이나마 팔릴 수 있게 돼 새로운 부를 창출하게 된다. 이른바 ‘롱 테일(Long Tail) 경제학’. 정보통신(IT)기술이 안겨준, 시장의 새로운 법칙이다.
IT기술은 현재진행형으로 세상을 진화 시키고 있다. ‘삐삐’마저 족쇄로 여기던 때가 언제 있었냐는 듯 사람들은 부지런히 엄지를 놀리며 사소한 소통에 몰두한다. 그리고 이 지극히 개인적인 수다는 세상을 변혁으로 이끌 수 있다.
이 책은 정보통신기술이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정체성과 프라이버시, 지식, 경제, 놀이, 권력, 예술문화 등 7개 분야로 나눠 살펴보며 현재 속에 담겨진 미래상을 묘사한다. ‘롱 테일 경제학’에서 알 수 있듯 예전엔 하찮게 여겨졌던 자잘한 요소(Micro)들이 혁신적인 변화를 이끈다는 게 주된 내용. 네티즌들이 티끌 같은 지식을 모아 거대한 정보를 형성하는 ‘위키토피아’, 소비자와 생산자의 간극이 사라지는 ‘프로슈머’(Prosumer) 등도 ‘마이크로 소사이어티’의 대표적 현상이라고 역설한다.
팔란티리 2020은 거대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 지원으로 만들어진 연구조직 NORI의 프로젝트 그룹이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와 김은미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 한준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등 미디어와 경영을 전공한 소장파 학자들이 회원으로 활동하며 이 책을 내놓았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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