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66) 삼성 회장이 조준웅 삼성 특별검사팀 조사를 마친 뒤 "특검 수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이 모든 것이 내 책임이고 내가 책임지겠다"며 삼성 관련 3대 의혹 중 일부를 인정했다.
이 회장은 5일 새벽 0시50분께 특검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며 경영권 불법 승계 및 비자금 조성, 정ㆍ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한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100%는 아니지만 건수에 따라 인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회장은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매각 의혹에 대해서는 "내가 지시한 것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와 관련 이 회장은 공소시효가 지난 삼성생명 주식 16.2%의 차명 보유 의혹 등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다음 주 중으로 삼성 관련자들의 사법처리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회장과 이학수 전략기획실 부회장은 에버랜드 사건으로 불구속 기소 처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사건과 관련해서도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4일 오후2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특검팀 사무실에 도착한 이 회장은 삼성이 범죄집단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삼성이) 범죄집단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발행을 지시했냐는 질문에는 "그런 기억이 없다"고 답했고 경영권 승계 과정을 보고 받았는지에 대해서도 "아니오"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삼성 전략기획실(옛 구조조정본부)에 비자금 조성을 지시했는지에 대해서도 "(지시)한 적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이 회장은 약 11시간 동안 가량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뒤 조 특검과 잠시 면담 한 뒤 귀가했다. 조사가 끝난 뒤 이 회장은 "삼성 관계로 이런 소란을 피워서 국민들에게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날 이 회장 조사는 윤정석 조대환 등 2명의 특검보와 검찰에서 파견된 강찬우 부장검사가 진행했다.
한편 특검팀은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 떡값'을 받았다고 지목한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성호 국가정보원장을 지난달 서면조사 했고, 두 사람 모두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주희기자 박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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