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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보비엔진' 달고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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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보비엔진' 달고 날았다

입력
2008.04.03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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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날개 신영수와 장광균이 고공 비행한 대한항공이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딱 1승만 남겨뒀다.

208㎝ 거인 보비의 오른쪽 공격은 대단했다. 그러나 왼쪽에서 터지는 신영수와 장광균의 강타는 현대캐피탈을 초토화시켰다. 고비마다 터진 김형우의 중앙속공도 빛났다. 현대캐피탈이 자랑하는 센터 블로킹은 고비마다 보비를 겨냥했지만 그때마다 대한항공의 왼쪽 날개가 펄펄 날았다.

대한항공 문용관 감독은 3일 인천에서 벌어진 2007~08프로배구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1차전에서 3-0(27-25 30-28 25-23) 승리를 거두자 “신인 세터 한선수를 과감하게 기용한 것과 고비마다 속공이 터진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프로배구가 출범한 2005년 이후 치러진 세 차례의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이긴 팀은 예외 없이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대한항공 문용관 감독과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경기 전 치열한 두뇌 싸움을 벌였다. 문용관 감독은 “현대 용병 로드리고의 몸 상태가 나쁠 텐데 1세트부터 기용해 주면 땡큐다”면서 “키가 큰 신영수(197㎝)를 상대 라이트 박철우와 겹치도록 오더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호철 감독도 신영수 대신 키 작은 장광균(190㎝) 앞에 오른쪽 공격수를 배치하는 데 신경을 곤두세웠다.

오더 싸움에서는 현대캐피탈이 이겼다. 오른쪽에 선 로드리고 앞에 장광균이 마주 섰다. 로드리고가 예상 밖으로 박철우 대신 나서고, 후인정이 왼쪽으로 기용된 것도 대한항공의 허를 찔렀다. 하지만 경기 결과는 왼쪽 날개를 앞세운 대한항공의 완승이었다.

장광균은 1세트 초반 로드리고의 오른쪽 후위공격을 블로킹으로 막아 현대캐피탈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세터 한선수는 21-21 동점에서 과감하게 중앙 속공을 선택했다. 김형우의 속공이 연거푸 성공하자 현대캐피탈은 당황했다. 23-24로 뒤진 상황에서는 보비가 아닌 장광균의 강타가 연속 번쩍였고, 결국 대한항공은 신영수의 왼쪽 강타로 1세트를 27-25로 따냈다.

30-28까지 듀스 접전을 벌인 2세트도 마찬가지였다. 현대캐피탈 블로킹이 브라질 거인 보비에게 붙으면 대한항공 공격은 여지없이 신영수가 때렸다. 현대캐피탈이 못했다기보다는 대한항공이 너무 잘했다. 패장 김호철 감독은 “고비에서 세터의 공 배분이 잘못된 것 같다”면서 “결국 큰 공격에서 대한항공에 졌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대한항공은 5일 오후 2시35분 천안에서 현대캐티탈과 2차전을 갖는다.

인천=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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