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회사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출시되면서 ‘금융주 투자펀드’가 새로운 테마로 등장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주가가 급락한 글로벌 금융기관을 저가 매수해 이익을 얻겠다는 역발상적인 투자전략이다.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이 틈새 시장을 공략하면서, 국내 금융주 펀드 규모는 아직 크지 않지만 가파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주요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2008년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금융주 투자펀드에 대한 관심은 크게 높아졌다. S&P 파이낸셜 지수는 2003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데다, 골드만삭스나 모건스탠리 등 주요 투자은행들의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아 금융주는 이미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의견이 시장에서 형성되고 있다.
미국의 월가 주요 금융기관들의 실적은 지난해 4분기에 저점을 찍고 올해 1분기에는 정상적인 궤도에 진입하고 있는 양상이다. 향후 전망치 또한 비교적 양호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 금융주에 투자하는 펀드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진다.
글로벌 금융주 투자 펀드의 등장으로 해외섹터펀드가 다양해졌다는 점은 우선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미국 금융기관의 실적 악화를 우려하게 하는 요인들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고 판단된다. 미국 금융주들 실적 전망치는 세계 금융주 평균 대비 여전히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어, 금융주펀드에 대한 기대감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최근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며 개인들의 부채비율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이는 다시 모기지 연체율을 높여 금융권들의 추가 부실 상각 우려를 높이는 악순환이 지속될 수 있다. 따라서 주요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실적발표 결과가 예상치를 하회할 경우 추가적인 주가하락 가능성도 있어 이를 염두에 둔 투자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주 금요일 미국 고용동향 지표 발표를 시작으로 이번 달 대형 투자은행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이러한 발표에 대한 전문가들의 해석 결과를 살펴본 후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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