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LG그룹은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로고(LG가 새겨진 빨간 원형)와 로고 송(사랑해요, LG)을 새로 만들었다. 당시 주가를 한창 올리던 한류스타 배용준이 그윽한 미소로 불러대던 “사랑해요~ 사랑해요, LG”는 전 국민의 혀끝에 오래도록 맴돌았다.
최근엔 증권사들이 “사랑해요, LG”를 합창하는 듯하다. 2분기를 시작하는 4월 첫날부터 LG에 대한 구애가 거세다. LG 성(姓)을 가진 증시 상장 종목은 현재 11개(우선주 제외), 이중 LG패션을 빼면 모두 ㈜LG의 계열사다. 증권사들은 이틀사이(1, 2일) LG그룹에 속한 10개 중 6개를 추천 종목(매수 의견, 목표가 상향)으로 꼽았다.
LG 사랑을 이끄는 쌍두마차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두 종목은 증권사 일일 보고서의 단골 유망주로 이름을 올린 지 오래다. 우리 증시가 반등에 성공하면 정보기술(IT) 업종이 상승 추세를 선도할 것이란 일반적인 전망과 궤를 같이 한다. 그래서 두 종목은 주로 중장기 추천 종목으로 분류된다.
LG전자는 휴대폰 부문의 양호한 실적 호조(하나대투증권, 현대증권 등), PDP 구조조정 및 태양광 발전 등 신규사업 진출로 사업구조 개선(유진투자증권), 미국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신흥시장의 가전 TV 수요 확대(한양증권, 하나대투증권 등) 등이 매력 포인트다.
LG디스플레이는 LCD패널 공급부족 현상 지속(신영증권), LCD TV용 패널의 가격 안정세에 따른 1분기 실적 호조(대신증권), 베이징올림픽과 북미 지역 디지털TV 전환 등 호재(현대증권) 등이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특히 1분기 주가가 바닥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LG텔레콤은 단기 추천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굿모닝신한증권은 “800여만 가입자 확보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과 3G(3세대 영상통화) 서비스의 본격 상용화가 안정적인 실적을 보장할 것”이라며 “코스피 시장으로의 이전 상장 및 저평가 메리트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LG마이크론은 LG전자와의 사업 교환으로 올해 매출 및 이익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돼 ‘매수’ 의견을 얻어냈다.
LG생명과학은 미국에서 간질환 치료제 카스파제의 임상2상(임상실험의 두 번째 단계)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유망 수출 종목 후보(한양증권)에 올랐다.
계열사에 대한 시장의 칭찬 릴레이는 ㈜LG를 춤추게 하고 있다. 자식들(자회사)이 좋은 성적을 거둘 거라는 예상이 쏟아지자 어머니(지주회사)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셈이다.
하나대투증권은 “지난해 다소 부진했던 LG전자와 LG텔레콤의 실적이 호전되고, LG화학과 LG석유화학의 합병, LG CNS의 LG엔시스 자회사 편입 등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대우증권은 “태양광 발전 사업에 대한 투자와 기술확보가 이뤄져 미래의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는 판단에 따라 목표주가를 올린다”고 설명했다.
LG브랜드가 시장의 관심을 받자 상대적으로 뒤쳐진 다른 LG 계열사도 탄력을 받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성장성과 새로운 시장 진출 덕분에 골드만삭스의 러브 콜을 받았고, LG데이콤도 신규 추천 종목(삼성증권)에 편입했다. 반면 공장 화재 등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LG화학은 아직 천덕꾸러기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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