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흥안 건국대 입학처장은 ‘입바른 소리’를 잘하는 소신파 교수로 통한다. 법학자 답게 원리 원칙이 몸에 배어있다. 상식을 벗어나고, 도의를 저버렸다는 판단이 들면 쓴소리도 서슴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의 최대 장점은 남다른 조정 능력이다. 꼬이거나 복잡하게 전개된 사안을 해결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서울고등법원 조정위원으로 오랫동안 활동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문 처장이 최근 전국 입학처장협의회 신임 회장으로 선임됐다. 전국 140여개 대학 입학처장들을 대표하는 자격으로 앞으로 1년동안 활동한다. 서울경인지역입학처장협의회장도 겸임하게 된다.
문 회장은 “대입자율화 원년인 만큼 입시 관련 업무는 교육과학기술부도, 한국대학교육협의회도 아닌 입학처장들이 주도적으로 맡도록 하는 데 초석을 다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대입 관련 정보 소통이 원활해야 대입 자율화도 빠른 속도로 정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소재 주요 대학들이 사실상 독점했던 입시 정보들을 앞으로는 6개 지역입학처장협의회를 통해 지방 대학들도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것이다.
문 회장은 올해 처음 실시되는 입학사정관제의 정착이 대입 자율화 시험대가 될 것으로 여기고 있다. 여러 대학들이 입학사정관이 직접 학생들을 뽑는 전형을 속속 신설한 만큼 조기 연착륙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때문에 그는 서울과 지방 대학이 함께 각 지역을 순회하면서 입학사정관제 전형과 관련한 토론회를 갖고 정보를 교환하는 기회를 마련할 생각이다.
문 회장은 “대입시는 국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여서 이와 관련한 모든 사안들은 적법 절차에 의해 논의를 거친 뒤 결정해야 옳다”고 끝을 맺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 갑작스레 튀어나온 대교협으로의 대입 업무 이관이 법적인 검토없이 결정됐는데, 이는 향후 주요 대입 정책 추진에도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뜻이다. ‘선(先) 법령화, 후(後) 시행’이 바람직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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