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아직 ‘정글’에서 제대로 빠져 나오지 못한 상태입니다. 갈 길이 멉니다.”
이 달 8일로 그룹 창립 55주년을 맞는 SK의 최태원(사진) 회장은 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소사이어티 코리안센터 창립 기념식에 참석한 후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의 SK그룹을 이같이 진단했다.
최 회장은 “SK는 아직 국내시장에서 아웅다웅 치열하게 치고 받으며 싸우는 형국이다. SK는‘정글의 법칙’에서 탈피해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파이를 얻어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가시적 성과를 못 내고 있는 게 현실이다. 더 분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최 회장은 창립 55주년 행사를 대외적으로 크게 알리기 보다는 조용히 내실 있게 진행할 것을 그룹 관계자들에게 지시했다. 올해가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의 10주기인데다, ‘글로벌리티’를 앞세운 최고경영자(CEO)로 경영일선에 뛰어든 지 10년을 맞는 터라 화려한 대외적 평가 보다는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하고 있다는 게 그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최 회장은 최근 SK가 신성장 동력으로 연구개발 중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2차 전지에 대해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남아있고 좀 더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개발이 완료된다면 CEO 자격으로 최선을 다해 국내외를 뛰어다니며 판매루트를 찾아주고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서 정몽구 현대ㆍ기아자동차 회장에게 직접 SK가 개발한 2차전지를 소개한 바 있다.
최 회장은 SK그룹의 지난 50여년의 도전과 성과를 지나 향후 50년에 대한 방향에 대해 묻자 “요즘 같아선 1년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게 기업 현실”이라며 직답을 피했다. 하지만 최 회장은 “앞으로 (내가) 5년간 잘 만 이끌어간다면 그것이 성공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하며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미소 지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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