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자유무역협정)가 타결된 지 오늘로 1주년을 맞았다. 한미 FTA는 우여곡절 끝에 14개월 만에 타결됐지만, 양국의 정치 일정에 발목이 잡혀 국회와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낮잠을 자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대선을 앞둔 여야가 몸을 사리면서 처리를 미루다가 2월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상정만 한 채 팽개쳐 둔 상태다.
한미 정부의 목표는 FTA를 내년 1월 발효시킨다는 것이지만, 양국의 정치 일정과 분위기를 보면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은 FTA 비준의 최대 걸림돌인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문제에 대해 농민의 반발 등을 의식, 완전 개방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 정부와 의회는 한국이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지 않는다면 FTA 비준은 불가능하다며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 미 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FTA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도 걸림돌이다.
양국 FTA의 비준 전망에 먹구름이 낀 상황에서 이 달 18~19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양국 FTA의 조속한 처리에 강한 의지를 보여온 만큼 교착 상태를 타개할 수 있는 성과를 내야 한다.
우리측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에 관한 전향적 입장을 표명, 미 의회의 부정적 기류를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 미 정부도 의회의 연내 비준 동의에 필요한 90일간의 심의 기간을 감안할 때, 8월 이전에 처리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
국회는 총선이 끝나는 대로 한국경제의 선진화를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 17대 국회의 임기가 끝나는 5월까지 비준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18대 국회로 이를 넘길 경우 비준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미국 일각에서 재협상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도 차단해야 한다.
한미FTA를 우리가 먼저 비준할 경우 동북아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중국과 일본을 경쟁시켜 우리가 유리한 입장에서 이들 국가와 FTA 협상을 할 수 있는 호기를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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