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 서울 삼성의 전망은 밝지 못했다. 주전 가드 강혁(32)이 지난달 30일 열린 1차전에서 창원 LG 조상현의 발을 밟으면서 발목을 접질려 이날 경기에 나오지 못하는 상황. 슈터 이규섭(31)마저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장기로 치면 ‘마ㆍ상’을 빼고 전장에 나온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러나 삼성에는 국내 선수 두 명 몫은 채우고도 남는 용병 듀오 테렌스 레더와 빅터 토마스가 있었다. 1쿼터에만 무려 14점 6리바운드를 쏟아 부은 레더는 2쿼터 들어서도 LG 진영을 맹폭, 2쿼터 중반 토마스와 교체될 때까지 14분32초 동안 20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레더를 대신해 투입된 토마스는 연속 9점을 퍼부으며 LG 벤치를 허탈하게 했다. 고삐라도 풀린 듯한 두 용병의 맹활약으로 전반 스코어는 52-32, 삼성의 20점 차 리드. 일찌감치 승부는 결정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정규리그 3위 서울 삼성이 1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7~08시즌 SK텔레콤 T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홈팀 창원 LG를 96-90으로 꺾고 2연승을 거두며 4강 플레이오프에 합류했다. 삼성이 2연승으로 6강 관문을 통과함에 따라 지금까지 펼쳐진 총 24회의 6강 플레이오프 중 1차전 승리 팀이 23번이나 4강에 진출하는 ‘1차전 징크스’를 이어갔다.
8개 구단 중 최고의 용병 라인업으로 평가되고 있는 삼성의 레더와 토머스는 정상적인 주전 라인업이 가동되지 못한 이날 가공할만한 위력을 뽐냈다. LG는 55점 22리바운드를 합작한 레더(34점 17리바운드)와 토마스(21점 5리바운드)를 마크 할 방법을 찾지 못한 채 초반부터 기선을 제압당했다.
삼성은 두 용병 외에도 이원수(23점ㆍ3점슛 4개)와 박영민(11점ㆍ3점슛 3개) 등 식스맨급 선수들이 외곽에서 깜짝 활약을 펼치며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본 강혁의 마음을 가볍게 했다.
반면 LG는 조상현(3점)을 비롯한 국내 선수들이 부진을 보이면서 단 한 차례도 리드를 잡지 못하고 완패를 당했다. LG는 4쿼터 한 때 오다티 블랭슨(23점 9리바운드)의 연속 12점을 앞세워 열띤 추격전을 벌였으나 경기 막판 레더와 이원수를 막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서울삼성은 6일 전주에서 정규리그 2위팀 전주KCC와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갖는다.
창원=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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