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 덕 보는 악어새 종목을 찾아라.’
주식에도 악어와 악어새(악어물떼새)가 있다. 공생하는 전방산업(악어)과 후방산업(악어새) 종목이 그렇다. 전방산업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최종 생산물을 만든다면 후방산업은 전방산업에 필요한 부품이나 재료, 설비를 제공한다. 악어가 없다면 악어새의 존재의미가 사라지듯 전방산업이 없다면 후방산업도 맥을 못쓴다.
최근 우리 증시가 제한적이나마 반등, 혹은 상승추세를 이어가면서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선뜻 나서기는 부담스럽다. 덩치가 큰 전방산업 종목은 실적 호전 전망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무겁기 때문이다.
반면 전방산업 호황의 수혜를 톡톡히 보는 후방산업은 중소형이라 주가도 빨리 오르고 전체 시장의 흐름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더구나 글로벌 증시의 침체 등 외부환경이 나빠지더라도 전방산업이 1차적인 방패 역할을 해준다. 유망 중소형 종목 중 특히 대기업(전방기업)의 관계사(후방기업)가 투자 대안으로 언급되는 이유다.
삼성증권은 1일 ‘전방산업 호황 수혜주’로 한전KPS(한국전력 관계사), 포스렉(포스코 관계사), 성우하이텍(현대차그룹 관계사)을 꼽았다. 각각의 이유를 살펴보자.
한전KPS(옛 한전기공)는 한국전력에서 8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발전설비 정비 전문업체다. 국내 발전설비 정비를 사실상 독점(80% 이상)하고 있는데다 2020년까지 국내 전력설비 투자 확대가 예상된다. 특히 한전의 해외사업이 정부 지원 하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꾸준한 외형성장도 기대된다.
포스코가 60% 지분을 보유한 포스렉은 포스코의 조강생산량 증가에 따른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2월 포항제철소에서 인수해 시작한 생석회 사업부문은 광양제철소 등 추가 인수 가능성을 열어뒀고, 인도 베트남 등 글로벌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성우하이텍은 현대차그룹과 더불어 해외에 진출한 샤시 지지대 관련 부품업체. 현대차그룹의 해외 생산량이 늘고 있어 실적 호전이 함께 기대된다.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의 정상 가동과 현대차 체코 공장에 대한 납품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여 유럽에서 강세가 예상된다.
메리츠증권은 에이스디지텍을 ‘악어새 종목’으로 추천했다. 지난해 1월 제일모직에 인수된 뒤 지난해 3분기부터 삼성전자에 편광필름을 납품하고 있는데, 그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문현식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춤하고 있는 에이스디지텍의 주가 흐름은 시장 조정 및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 유상증자 가능성 등의 단기 악재로 인한 것”이라며 “8% 내외인 삼성전자 점유율이 2010년 말엔 45%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돼 전망이 밝다”고 설명했다.
김요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소형 종목의) 실적이 실현될 가능성은 전방산업을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다”며 “전방산업 호황 수혜 종목은 업체 이름만으로는 일반인에게 생소한 중소형 종목 중에서 옥석을 고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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