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유한 산업ㆍ기업은행, 우리금융지주를 묶어 초대형 은행을 만든 뒤, 민영화하자는 이른바 메가뱅크 방안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31일 금융위원회의 대통령 업무보고 자리에서 “우리나라 경제규모는 동북아 3위지만 국내 최대은행이 세계 70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이런 은행이 5,6개 있어도 아시아 금융허브나 국제시장 자본조달은 어려운 만큼 산은 민영화를 계기로 아시아 10대 은행 수준의 ‘키 플레이어’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시아 10대 은행수준의 키 플레이어를 만들려면 산업ㆍ우리은행 등을 묶는 ‘메가뱅크’여야만 가능하다. 이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도 “메가뱅크 안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4월중에 다시 논의하자”며 강 장관 발언에 일부 힘을 실어줬다.
메가뱅크 안은 기획재정부는 대형화를 통한 금융선진화 차원에서 찬성하는 반면, 금융위원회가 매각의 현실적 어려움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는 사안. 전광우 위원장은 앞서 “(메가뱅크식으로) 묶어 팔 경우 민영화가 지연되는 문제가 있다”며 “3개 회사가 합쳐질 경우 시장점유율이 급속히 커지는데 이는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인 작은 정부, 큰 시장과도 배치된다”고 반대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잠잠해지는 듯했던 메가뱅크 안이 다시 거론되자 그동안 메가뱅크 안을 전적으로 지지했던 박병원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정부가 허락하면 8조원을 조달해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대우증권을 인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1일 언론사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금융이 산업, 기업은행과 대우증권을 인수해 키우는 방안을 정부와 기관 등에 제의했다”며 “정부가 방침을 정해주면 빠른 시간 내 인수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 또 자금조달 방안과 관련 “현재 사업 포트폴리오 최적화 관련 컨설팅을 수행 중인 매킨지에서 7조~8조원 정도면 인수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며 “우리금융이 그동안 금융회사의 인수ㆍ합병을 많이 하지 않아 채권 발행 등을 통해 8조원 이상을 조달할 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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