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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이명박 대통령, 산업은행 '총재'에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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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이명박 대통령, 산업은행 '총재'에 일침

입력
2008.03.3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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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산업은행 '총재'명칭에 일침을 가했다.

이 대통령은 31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산업은행이 지금은 일반은행과 같은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여전히 은행장 명칭을 총재로 쓰고 있다"며 총재라는 호칭을 꼬집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과거 경험까지 직접 거론했다. 그는 "1995년 당시 김시형 산업은행 총재에게 (총재라는 호칭을) 지적했더니 대외신용상 총재가 은행장보다 명칭이 좋다고 하더라"며 "은행장이 자신을 총재로 부르면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사회의 뿌리깊은 권위의식을 버리고 금융산업이 서비스 산업이라는 것을 철저히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따끔한 질책에도 불구, 총재라는 명칭은 당장 떼기 어려워 보인다. 산은의 존립 근거인 한국산업은행법 9조에 '임원으로서 총재를 둔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 이를 은행장으로 고치기 위해서는 산은법 자체를 고쳐야 한다.

산은 관계자는 "외국에도 중앙은행이나 개발금융기관의 수장은 보통 가버너(governer)라고 표현하는데 법 제정 당시 이를 번역해 총재라는 표현을 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론 산은이 국책은행의 맏형으로써 시중은행보다는 '격'이 높고, 최소한 한국은행과 비슷한 '급'이라는 우월의식이 반영되어 있었다는게 정설. 이 관계자는 "총재 명칭에 전혀 연연할 뜻이 없으며 올해 민영화 과정에서 법이 개정되면 자연히 명칭도 바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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