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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가지 맛으로 즐기는 골드베르크 변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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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가지 맛으로 즐기는 골드베르크 변주곡

입력
2008.03.3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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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 음악의 성찬이 펼쳐지고 있는 2008년, 건반 음악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골드베르크 변주곡> 또한 유례없이 자주 찾아오고 있다. 젊은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2, 3월 이 작품을 들고 전국을 돌았고, ‘한국 피아노의 대모’ 이경숙 역시 12월 독주회 프로그램으로 <골드베르크 변주곡> 을 택했다.

3일과 10일 금호아트홀에서 열리는 ‘골드베르크 시리즈’는 <골드베르크 변주곡> 을 각기 다른 버전으로 감상할 수 있는 이색(二色) 연주회다. 3일에는 쳄발리스트 오주희(한양대 교수)가 쳄발로로, 10일에는 팀프(TIMF) 앙상블의 정호진(바이올린) 강주이(비올라) 허철(첼로)이 현악3중주로 연주한다.

쳄발로로 연주하는 <골드베르크 변주곡> 은 말 그대로 오리지널이다. 이 곡의 원제는 ‘2단건반 쳄발로를 위한 여러 변주곡을 가진 아리아’. 오주희 교수는 “쳄발로를 위해 만들어진 곡이기에 흔히 연주하는 피아노로는 음색이 겹치는 표현 등 바흐가 의도한 본래 음색과 음역을 모두 나타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리아로 시작해 30개의 변주곡을 지나 다시 아리아로 끝나는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흔히 졸리는 음악으로 알려져 있다. 불면증에 걸린 카이저링크 백작을 위해 작곡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 교수는 “잠을 청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불면의 밤을 즐겁게 보내기 위해 작곡된 것 같다”고 풀이했다. 명상적인 것, 화려한 테크닉, 음악적 유머 등 다양한 요소를 갖춘 완벽한 구성으로 지루할 틈이 없다는 이야기다.

<골드베르크 변주곡> 의 현악3중주 버전은 바이올리니스트 드미트리 시트코베츠키가 편곡한 것이다. <골드베르크 변주곡> 의 새 장을 열었던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가 1982년 사망하자, 그를 추모하기 위해 미샤 마이스키(첼로), 제라르 코세(비올라)와 함께 녹음했다. 국내에서 현악3중주 버전이 연주된 것은 2, 3차례에 불과할 만큼 드물다.

팀프 앙상블의 악장인 정호진 한세대 교수는 “각 주제를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가 번갈아가며 맡기 때문에 같은 톤으로 연주하는 피아노에 비해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다성부를 현악3중주로 소화해야 하고, 비올라나 첼로가 바이올린의 높은 음역대까지 맡아야 해서 연주자에게는 상당히 부담이 크다. 정 교수는 “변주가 진행되면서 각기 다른 음역을 지닌 악기가 어떻게 조화를 이뤄나가는지를 살펴본다면 <골드베르크 변주곡> 에 대한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 문의 (02) 6303-1919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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