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음악의 성찬이 펼쳐지고 있는 2008년, 건반 음악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골드베르크 변주곡> 또한 유례없이 자주 찾아오고 있다. 젊은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2, 3월 이 작품을 들고 전국을 돌았고, ‘한국 피아노의 대모’ 이경숙 역시 12월 독주회 프로그램으로 <골드베르크 변주곡> 을 택했다. 골드베르크> 골드베르크>
3일과 10일 금호아트홀에서 열리는 ‘골드베르크 시리즈’는 <골드베르크 변주곡> 을 각기 다른 버전으로 감상할 수 있는 이색(二色) 연주회다. 3일에는 쳄발리스트 오주희(한양대 교수)가 쳄발로로, 10일에는 팀프(TIMF) 앙상블의 정호진(바이올린) 강주이(비올라) 허철(첼로)이 현악3중주로 연주한다. 골드베르크>
쳄발로로 연주하는 <골드베르크 변주곡> 은 말 그대로 오리지널이다. 이 곡의 원제는 ‘2단건반 쳄발로를 위한 여러 변주곡을 가진 아리아’. 오주희 교수는 “쳄발로를 위해 만들어진 곡이기에 흔히 연주하는 피아노로는 음색이 겹치는 표현 등 바흐가 의도한 본래 음색과 음역을 모두 나타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골드베르크>
아리아로 시작해 30개의 변주곡을 지나 다시 아리아로 끝나는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흔히 졸리는 음악으로 알려져 있다. 불면증에 걸린 카이저링크 백작을 위해 작곡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 교수는 “잠을 청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불면의 밤을 즐겁게 보내기 위해 작곡된 것 같다”고 풀이했다. 명상적인 것, 화려한 테크닉, 음악적 유머 등 다양한 요소를 갖춘 완벽한 구성으로 지루할 틈이 없다는 이야기다.
<골드베르크 변주곡> 의 현악3중주 버전은 바이올리니스트 드미트리 시트코베츠키가 편곡한 것이다. <골드베르크 변주곡> 의 새 장을 열었던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가 1982년 사망하자, 그를 추모하기 위해 미샤 마이스키(첼로), 제라르 코세(비올라)와 함께 녹음했다. 국내에서 현악3중주 버전이 연주된 것은 2, 3차례에 불과할 만큼 드물다. 골드베르크> 골드베르크>
팀프 앙상블의 악장인 정호진 한세대 교수는 “각 주제를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가 번갈아가며 맡기 때문에 같은 톤으로 연주하는 피아노에 비해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다성부를 현악3중주로 소화해야 하고, 비올라나 첼로가 바이올린의 높은 음역대까지 맡아야 해서 연주자에게는 상당히 부담이 크다. 정 교수는 “변주가 진행되면서 각기 다른 음역을 지닌 악기가 어떻게 조화를 이뤄나가는지를 살펴본다면 <골드베르크 변주곡> 에 대한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 문의 (02) 6303-1919 골드베르크>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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