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정보기술(IT)이 만나 충돌을 막는 지능형 자동차가 탄생하고, 건설과 IT가 만나 전자파와 소음을 차단하는 첨단 빌딩이 등장한다.’
정부가 국내 주력산업과 IT의 만남을 주선하고 나섰다. 기간산업과 IT가 별개로 움직여서는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신(新)산업을 창출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 총대는 기간산업 역량 강화 기능을 수행하던 옛 산업자원부에 IT산업 육성 기능을 맡아 온 정보통신부가 합쳐 탄생한 지식경제부가 멨다. 두 부처 통합 시너지 효과의 첫 시험대인 셈이다.
지식경제부는 31일 자동차, 조선, 국방, 건설, 의료 등 국내 5대 주력산업과 IT의 융합기술 개발을 위해 올해 총 706억원을 투입하는 31개 국책 연구과제에 본격 착수한다고 밝혔다. 지경부 관계자는 “최근 주력 기간산업에 IT 활용 비중이 점차 높아지며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지만, IT산업은 성장이 점차 둔화하는 실정”이라며 “IT 확산을 통해 기간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IT기반 융합 신산업을 창출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이를 통해 그리는 5년 후의 모습은 미래 공상과학영화를 연상케 한다. 자동차와 노면간 RF(라디오 주파수) 통신을 주고 받아 제한속도를 넘어서면 자동으로 차량 속도를 낮추는 것은 물론, 차량간 통신으로 충돌을 예방하는 ‘VMC 기술’이 개발된다. 차량 자동제어, 자동주행 등 자동차에 장착되는 각종 전자부품을 통합 제어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국제 표준화하는 작업도 추진된다. 이 소프트웨어의 국산화에 성공할 경우 연 1,500억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된다.
건설 부문에선 건물 외부에서 들어오는 불필요한 주파수 대역의 전자파와 소음을 차단하는 첨단 빌딩이 추진된다. 전자파와 소음을 제어할 수 있는 신소재 기반의 지능형 기술 개발이 추진 과제다.
의료 부문에서는 수술 로봇이 상용화한다. 2015년 이후 모든 수술의 80% 이상을 로봇이 맡게 될 것이라는 게 정부측 전망이다. 원격 제어를 통해 로봇팔이 안전하고 편안한 수술을 할 수 있도록 영상유도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X-레이보다 에너지가 적은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해 인체에 무해하면서도 3차원 영상이 가능한 조기 암 진단용 내시경도 개발할 계획이다.
조선과 IT의 융합에서는 선박 항해 시스템의 지능화에 포커스가 맞춰진다. 선박 운항에 필요한 모든 장치와 설비를 일체화한 전자항해 시스템(e-내비게이션)으로 태안 기름유출 사고 등 재난을 사전에 예방하겠다는 것이다. 선박 건조 작업을 단축하기 위한 IT 기반 선박용 토털 솔루션도 개발된다. 국방 분야에서는 지형이 험한 곳에서 감시 정찰이나 물자 이송을 할 수 있는 다목적 로봇이 선보일 전망이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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