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섬유업체는 지금 박리다매 방식에서 고품질 소량 특화제품군으로 진화하고 있다. 힘든 시기이지만 이 단계를 잘 넘겨야 세계 시장에서 승부할 수 있다.”
매년 봄ㆍ가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섬유원단전시회 ‘프리미에르 비죵’을 주관하는 프리미에르 비죵사 필립 빠스케(사진) 사장이 한국 섬유업체들에 대해 내린 평가다. 빠스케 사장은 9월 전시회 참가신청을 한 국내 섬유업체 심사를 위해 내한했다.
그는 28일 코트라와 한국섬유직물수출입조합 주최로 서울 코엑스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부가가치 섬유대국으로 진화하는 과정에는 박리다매형 대량 주문을 포기해야 하는 아픔도 따르고 스타일 전문가 고용, 연구ㆍ개발(R&D) 집중 투자, 장비교체 등 막대한 비용이 들지만 생존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길”이라며 “현재 유럽에서 주목 받는 섬유업체들은 모두 이 과정을 거쳐 창의성과 고부가가치를 획득했다”고 강조했다.
프리미에르 비죵은 1973년 실크 산지로 유명한 프랑스 리용의 15개 실크 제조업체가 모여 만든 패션섬유원단 전시회로, 세계 30여 개국 1,500여 개 업체들이 참가하고 4만8,000여명의 바이어가 참관한다.
세계 패션계의 주도권을 쥔 유럽권 섬유원단업체를 중심으로 배타적으로 운영돼왔으나 2000년대 들어 같은 시기 파리에서 열리는 또 하나의 국제적인 섬유원단전시회 ‘텍스월드’에 비해 다소 영향력이 뒤쳐지면서 문호를 개방, 2002년부터 일본 한국 대만 등 아시아권의 참가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한국은 2007년 봄 영풍필텍스가 처음 참가한 데 이어 가을 전시에는 10개 업체, 지난 2월 전시에는 11개 업체가 참가했다.
빠스케 사장은 “프리미에르 비죵에 나오는 것 자체가 세계적인 경쟁의 한 중심에 섰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한국 섬유업체들은 기능성 원단과 자수 실크 등 팬시 섬유제품에 강점을 갖고 있고, 환율 때문에 가격경쟁력도 괜찮은 편이라 바이어들의 반응이 좋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 가을 전시에는 총 41개 업체가 참가를 신청, 대기업인 효성을 포함해 자수 폴리에스테르 벨벳 등 분야의 13개 중견기업이 서류검사를 통과하고 실물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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