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외교안보분야 자문위원인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가 4개월여전 북한의 4, 5월 위기조성 가능성을 제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11월 12일 한국일보의 시대정신 대기획 ‘한반도 평화정착’ 토론에서다.
당시는 10ㆍ3 북핵 합의와 10ㆍ4 남북정상선언으로 영변 핵시설의 불능화 작업이 진행되고, 남북경협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는 등 남북관계와 북핵 문제가 선순환하는 시점이어서 남 교수의 분석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남 교수는 시대정신 토론에서 “2008년 4, 5월은 평양으로서는 좋은 외교적 조건을 갖춘 시기이기 때문에 미국의 시나리오대로 가지 않을 것이고 다시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남 교수는 그 근거로 미국은 대선레이스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레임덕이 본격화하며 남한의 새 정부도 북핵 문제로 시달리기는 괴로운 일이고, 8월 베이징 올림픽이 있는 중국도 북한에 대해 압박카드를 쓰기 어렵다는 점을 제시했다. 4, 5월은 북한이 ‘꽃놀이 패’를 쥐고 게임을 시작할 시기로 한반도 정세의 1차 분수령이라는 것이다.
남 교수는 “북한은 핵 신고ㆍ불능화의 반대급부로 테러지원국 지정해제와 적성국 교역법 적용중지에다 플러스 알파로 추가적인 경제적 지원을 생각할 것”이라며 “미측은 핵 폐기단계에서나 쓸 수 있는 카드로 생각하기 때문에 주고받을 카드에 대해 쌍방이 동상이몽을 갖고 있다”고 관측했었다.
이에 따라 핵 실험 장소인 함경도에서 차량을 오가게 하는 제스처를 취하는 등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행동을 할 수 있으며 5월에는 추가적으로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남 교수의 분석이다.
남 교수는 국가정보원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데다 북한을 14차례나 방문하는 등 북한의 행동양식에 정통한 북한학자로 ‘비핵ㆍ개방ㆍ3000’ 등 대선 후보시절부터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깊숙이 관여했다.
남 교수는 30일 통화에서 “최근 북측의 행동은 초기적 수준으로 긴장을 단계적으로 더 높일 것”이라며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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