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영원한 앙숙' 영국과 프랑스의 정상이 런던에서 12년만에 얼굴을 맞댔다.
26일 부인 카를라 브루니와 함께 36시간의 짧은 일정으로 영국을 국빈방문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다음날인 27일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팀 아스널의 홈구장인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
정상회담의 의제는 핵에너지, 불법이민, 세계금융위기, 이라크ㆍ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다양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그러나 두 정상에 쏟아진 관심은 회담 의제보다 전임자인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재임 당시 쌓였던 불편했던 앙금을 해소할 수 있느냐에 모아졌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를 의식한 듯 도착 첫날부터 영국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아낌없이 표현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런던 웨스트민스터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프랑스와 영국이 이렇게 가까웠던 적은 없었다"고 말문을 연 뒤 "오랜 경쟁관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형제애' 관계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유럽연합(EU)의 개혁에 필요한 것은 "영국의 역동성"이라고 언급, 유럽의 농업보조금 정책 변화를 프랑스가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영국 상하원 의원들은 프랑스어로 진행된 사르코지 대통령의 연설을 듣기 위해 의사당 연설장을 가득 메웠으며, 영국의 입장을 배려한 우호적인 발언이 나올 때마다 기립박수를 보냈다.
7월 6개월 임기의 EU 의장국을 맡는 사르코지 대통령은 "유럽이 많은 영국인들에게 '예민한 문제'라는 것을 알지만 영국 없이는 번창하고, 효율적이고, 민주적인 유럽을 건설할 수 없다"고 해 미국에 경도돼 있는 영국의 사회 분위기를 거론하기도 했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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