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9총선 후보들이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전하는 메시지는 대개 이렇다. “지역 경제를 살리고 정치를 바꾸는 훌륭한 국회의원이 되겠습니다.”
한나라당 공천 탈락에 반발해 탈당한 무소속연대 후보들의 메시지는 사뭇 다르다. 이들은 홈페이지에서도 “박근혜”를 외친다. 홈페이지를 박근혜 전 대표의 사진과 동영상, 관련 기사로 도배하고 “박 전 대표를 지키겠다”고 약속한다. 처절할 정도의 ‘박근혜 마케팅’이다.
김태환(경북 구미을) 의원 홈페이지를 열면 박 전 대표가 “김 의원에게 힘이 돼 달라”고 지지를 호소하는 동영상이 뜬다. 언뜻 보면 박 전 대표가 “무소속 출마자들을 지원할 순 없다”는 말을 어기고 사이버 지원유세를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2년 전에 찍은 동영상이다. 홈페이지엔 박 전 대표가 26일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은 모습을 촬영한 동영상도 올라 있다. 동영상을 올린 코너의 제목은 ‘동영상으로 만나는 김태환’이지만 정작 김 의원은 90초 분량 중 약 10초밖에 등장하지 않는다.
이해봉(대구 달서을) 의원은 자신이 27일 박 전 대통령 생가보존회 김재학 회장의 빈소를 방문한 사진을 올려 놓았다. 사진 제목은 ‘이러면 안 됩니다’. 이 의원은 홈페이지에서 “친박 의원 낙천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묻는 여론조사도 하고 있다.
유기준(부산 서구) 박종근(대구 달서갑) 의원은 홈페이지 초기 화면에 박 전 대표와 찍은 사진을 올리고 “박 전 대표를 도운 게 정말 죄입니까. 대표님 반드시 살아서 돌아가겠습니다” “박근혜를 살려낼 정치인” 등의 문구를 띄웠다.
이인기(경북 고령ㆍ성주ㆍ칠곡) 의원은 최근 매일 5, 6건씩의 박 전 대표 관련 신문 기사를 스크랩해 홈페이지에 올린다. 이 의원 홈페이지 공지사항 코너에 박 전 대표의 23일 기자회견문 전문이 올라 있다.
김무성(부산 남을) 의원은 앞서 있는 판세에 대한 자신감 때문인 듯 홈페이지에서 박 전 대표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하지만 선거 공보물은 박 전 대표의 사진과 “저들에 맞서서 박 전 대표를 지킬 사람은 오직 김무성입니다” 등의 글로 5쪽 중 3쪽을 채웠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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