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납치와 학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알베르토 후지모리(69) 전 페루 대통령이 피고석에서 깊은 잠에 빠져 판사를 당황하게 했다.
후지모리는 1990년대 대통령 재직시 좌익 게릴라 소탕을 이유로 민간인 학살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24일 법정 피고석에서 잠이 들었다가 판사가 거듭 호명하고 두 차례 종을 울린 뒤에야 겨우 깼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법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후지모리는 이날 법정에서 전직 군 장교의 증언을 듣던 중 잠이 들었는데 판사가 "후지모리씨"라고 호명하고 법정에서 사용하는 소형 종을 흔들었지만 깨어나지 않았다. 판사가 한 차례 더 이름을 부르고 종을 울린 후에야 깨어난 후지모리는 잠시 놀란 표정을 보인 뒤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판사가 "건강상의 문제가 있습니까 아니면 단지 피곤한 것 뿐입니까"라고 묻자 후지모리는 "지쳤으며 최근 며칠동안 다리에 감각이 없다"고 대답했다. 후지모리는 의사의 진찰을 받아보라는 판사의 제의를 거부했으며 재판은 속개됐다. 재판은 지난해 12월부터 진행되고 있는데 유죄 판결이 내려지면 후지모리는 최고 30년형을 선고받는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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