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0일 총선을 계기로 240년 동안 계속됐던 네팔 왕정이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왕실 내부의 권력 다툼, 국민의 왕실에 대한 불신 등으로 추락을 거듭했던 네팔 왕실은 2001년 6월 왕족 8명의 몰살을 부른 왕세자 총기 난사사건과 2006년 전국적인 반 봉건 시위로 이미 용도 폐기됐다.
당시 왕실 총격 사건으로 왕위에 오른 갸넨드라 현 국왕은 마오 공산주의 반군을 축출하기 위해 2005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공포정치를 일삼았으나 결국 국민에 의해 버림받는 비참한 처지로 전락했다.
네팔 왕실의 추락은 권력의 무상함 자체이다. 군 통수권을 상실했고, 소유하고 있던 국영 항공사 로열네팔항공도 빼앗겼다. 지폐에 그려져 있던 왕의 초상은 에베레스트 산으로 대체됐다. 국가에 삽입된 왕에 대한 가사도 삭제됐다. 2004년 81%에 달했던 왕실 지지도는 2월에는 49%로 급락했다. 총선 후에는 왕실은 모든 정치적 권한을 대통령과 총리에게 넘겨줘야 한다.
관심은 왕정폐기 시위를 주도한 마오 반군이 총선에서 어느 정도의 지지를 얻느냐이다. 현재로서는 마오 반군이 수십년 동안 반정부 투쟁을 하며 지지세력을 넓혀왔지만, 다수당의 지위를 얻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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