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그룹 신(新)성장동력의 한 축인 '바이오(Bio) 신약개발'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바이오 제약은 기존 화학합성 방식이 아닌 생명체를 이용해 약을 만드는 것으로, 난치병 정복에 필수적인 분야로 꼽힌다. 바이오 제약시장의 규모는 2012년 전체 제약시장(1조3,000억달러)의 4분의 1 수준인 2,90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26일 삼성그룹과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삼성종합기술원은 최근 스위스계 다국적 제약사인 노바티스 벤처펀드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이 추진 중인 '바이오 기술 글로벌 사업화 프로젝트(게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바이오 신약 연구ㆍ개발(R&D)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 동안 정보기술(IT) 분야에 집중해온 삼성종합기술원은 이미 2년 전부터 60여명의 국내ㆍ외 연구원들을 선발, 신약 개발을 위한 '바이오ㆍ헬쓰 랩'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의 바이오 신약 개발을 위한 또 하나의 축인 삼성서울병원은 세계 1위 제약기업인 화이자와 공동 R&D를 위해 내달 4일 협의에 들어간다.
김명민 삼성서울병원 연구기획 파트장은 "삼성서울병원은 2006년 유럽 및 아시아권 최초로 미국의 임상연구기관인증협회 AAHRPP의 인증을 받았고 동물실험에서부터 임상시험에 이르는 인프라와 400여명의 고급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화이자와 R&D에 대한 전략적 제휴가 이뤄진다면 기존 제약업계의 판도를 바꿀 만큼 신약개발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LG와 SK, CJ 등도 바이오 신약 개발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2002년 LG화학에서 분리된 LG생명과학은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국내 대기업 중 가장 앞선 기술력과 제품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는 2003년 퀴놀론계 항균제 '팩티브'를 개발, 국내 제약사상 처음 미국 FDA의 신약 승인을 받았다. LG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비만 등의 신약개발도 진행 중이다.
SK그룹도 지주회사인 ㈜SK의 라이프사이언스사업본부 내에 신약개발사업부를 설립, 중추신경계 질환과 대사성 질환 치료를 위한 신약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SK는 이를 위해 국내와 미국 뉴저지, 중국 상하이(上海) 등의 연구소를 유기적으로 잇는'트라이앵글' 지식관리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미 뉴저지 연구소에선 전(前)임상ㆍ임상개발 업무와 의약 중간체 판매, 상하이에선 신약후보물질 발굴 지원 및 의약 중간체 공정개발, 대전 대덕기술원에선 생물학적 연구와 의약 중간체 공정개발, 생산 등을 각각 전담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줄기세포 연구 전문기업 뉴랄스템에 250만달러를 투자하는 등 직접 신약개발에 뛰어들기보다는 해외 투자를 통한 라이센스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뉴랄스템은 척수손상과 루게릭병 등 중추신경계 치료용 세포치료제 개발에 특화한 미국 5대 줄기세포 연구기업이다. CJ는 줄기세포를 활용한 치료제 대량생산 원천기술을 보유한 뉴랄스템이 향후 치료제의 초기 임상시험을 완료하면 계약에 따라 한국 등 아시아 6개국에 대한 독점 라이센스를 보장 받게 된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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