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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린 공천파동, 출연료 못 건진 주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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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린 공천파동, 출연료 못 건진 주연들

입력
2008.03.2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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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공천 파동이 25일 일단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사퇴 압박을 받았던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거취를 고민했던 이재오 의원 두 사람이 모두 출마 결정을 하면서 ‘이상득 사퇴론’도 동력을 상실했다.

외형적으로는 갈등이 잦아든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상처는 깊고 갈등은 내연 중이다. 갈등은 총선 직후 곧바로 다시 불거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부의장과 이 의원 두 사람은 이날 공히 내분을 접고 4ㆍ9총선에 전력하자는 메시지를 약속이나 한 듯 내놓았다. 이 부의장은 “나는 이재오 의원을 비난한 적도 없고 다툰 적도 없다.

이 의원은 내 경쟁상대도 아니다”며 “나는 그저 당의 화합과 안정에만 신경 쓰는 사람이다. 당선 돼도 어떤 사소한 직책도 맡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밤새 한잠도 못 잤다”는 등 고뇌를 토로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 의원도 이날 “내가 이 부의장과의 동반사퇴를 건의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이명박 대통령을 당선시키는 데 온 몸을 바쳤던 사람들은 계보가 없이 모두 이명박계다. 내가 어떻게 대통령 형과 권력투쟁을 하겠나. 지금은 당권도 관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모두 풀고 잘해 보자는 취지다.

이에 따라 이 부의장 사퇴론을 제기했던 55명 성명파들도 추가 행동을 멈췄다. 성명을 주도했던 이재오계 공천자 일부는 24일 밤 모임에서 후속조치를 자제하기로 했고, 이 의원도 이들에게 공천반납 등 극한투쟁은 삼가도록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55명의 공천자들은 충정을 담고 총선에서 전원 당선되라”고 언급했다. 이렇게 상황은 정리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총선 이후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당내 권력 투쟁이 복잡한 양상으로 확산될 것이 분명하다. 특히 총선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엔 책임론까지 맞물려 갈등이 한층 격화할 수도 있다.

친이계 소장파 핵심인 정두언 의원이 이날 “이 부의장 불출마를 요구한 55명 생육신의 충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은 총선 후에 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한 점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총선 후 갈등이 재연될 경우 결국 이 대통령의 의중이 가장 중요한 만큼 이 대통령의 정치력이 본격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더구나 공천 파동의 중심에 있었던 당내 주요 인사들에게 상처가 많이 남았다. 이 부의장은 당내 갈등 조정자 역할은 인정받았으나 이른바 ‘형님 공천’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라는 부담을 지게 됐다.

이 의원도 당내 현실적 힘은 과시했을지 몰라도 권력 투쟁의 중심 인물이라는 나쁜 이미지를 쓰게 됐고, 총선 낙선 위험성도 안게 됐다.

박근혜 전 대표는 공천 피해자라는 인식을 줬고, 여전한 정치적 영향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계파 수장으로 비친 측면도 있다. 강재섭 대표는 ‘총선 불출마’라는 카드로 살신성인했다는 이미지는 얻었지만 의원직을 잃었고 총선 결과가 나쁠 경우 책임론에서도 자유롭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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