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원 정도의 막대한 사업비를 들여 건설한 인천 북항 목재부두가 개장한 지 3개월이 넘었지만 입항 선박이 10여척에 그치는 등 개점휴업 상태여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25일 목재부두 운영사인 INTC㈜에 따르면 지난 1월 7일 개장 이후 이날 현재까지 입항한 선박은 모두 14척, 원목 처리량은 4만여톤에 불과하다. 이는 인천항 관련 9개 하역업체가 컨소시엄으로 운영하는 INTC가 사업계획서에서 밝힌 첫 해 56만톤에 비해서는 1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이같이 선박들의 입항이 당초 예상을 크게 벗어나면서 480억원을 들여 건설한 첨단 부두는 텅 비어있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인력공급체제 개편으로 인천항운노조에서 INTC로 소속이 바뀐 하역 근로자 40여명도 일손을 놓고 있다. 더욱이 영업부진이 가중돼 INTC의 초기 자본금 15억원은 이미 잠식됐고 증자를 통해 마련된 자본금 15억원도 언제 소진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인천 서구 원창동에 있는 목재부두는 길이 450m, 2만톤급 선박 2척이 동시 접안할 수 있는 부두로 개장 전만 하더라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정부가 부두건설비 전체를 부담, 부두 운영사는 연간 임대료 10억원만 내면 부두를 운영할 수 있고, 인천항 내항에서 처리하던 원목이 목재부두로 옮겨 갈 경우 화물 유치도 안정적으로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재부두는 화주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하역업체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전략의 부재. 여기에 내항에서 가까운 곳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화주들이 육상 운송비가 덜 드는 내항을 선호하는 것도 목재부두를 기피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목재부두를 운영하고 있는 인천 내항 하역업체들이 부두 활성화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내항에서 처리하던 기존 물량 챙기기에만 급급해 부두 공동화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INTC 관계자는 “화물이 없어도 하역 노동자들의 월 평균 임금 2억원은 매달 지급해야 하는 실정이라 경영난이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원영 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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