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4일 송유관에 고압 호스를 연결, 인근 고속도로에 주차시켜놓은 탱크로리 등을 이용해 휘발유와 경유 등 60억원대의 유류를 훔친 이모(34)씨 등 5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상습절도) 혐의로 구속하고 조모(41)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2006년 7월 3일부터 이달 19일까지 경북 경주시 건천읍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주변 지하 1.5m에 묻힌 대한송유관공사 소유 송유관에 구멍을 뚫고 230회에 걸쳐 휘발유 120만ℓ와 경유 235만ℓ, 등유 71만ℓ 등 시가 62억원 상당의 유류를 훔친 혐의다. 자동차 연료인 휘발유와 경유 도난 물량 355만ℓ는 연료탱크 용량 60ℓ 정도의 쏘나타2 승용차가 6만회 가량 연료를 가득 채울 수 있는 용량이다.
이씨 등은 훔친 기름을 운전자에게 직접 팔아 넘기기 위해 대구 서구 비산동과 경북 칠곡군 왜관읍 등에 4개의 주유소를 매입, 직접 운영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 등은 고속도로에서 50m 떨어진 송유관에 고압 호스와 연결 밸브를 설치, 필요할 때마다 2만ℓ 용량의 탱크로리와 5톤, 1톤 개조 트럭 등 3대의 차량을 동시에 고속도로 비상주차대에 세워 놓고 3시간에 걸쳐 기름을 빼내다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한편 이씨 등은 모텔에서 합숙을 하며 유류 유출설비 설치, 절도 및 운반, 판매 등의 역할을 분담하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개 유류 절도범은 송유관로 위에 텐트나 무허가 건물 등을 설치한 뒤 범행을 하는데 이들은 아예 고압호스를 설치하고 비상 주차차량인 것처럼 위장해 기름을 빼냈다”고 말했다.
대구=전준호 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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