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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내부 "계파싸움에 표 떨어지는 소리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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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내부 "계파싸움에 표 떨어지는 소리 들린다"

입력
2008.03.24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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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24일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공천 갈등과 관련한 당 내홍은) 민주화한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몸부림과 혼란"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권자의 눈높이와는 한참 동떨어진 평가다.

이번 공천 파문을 '변화와 혁신을 위한 건강한 투쟁'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계파 간 권력 투쟁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면서 유권자의 정치 혐오증을 자극, 한나라당의 총선 전망을 더욱 어둡게 했다는 게 중론이다.

서울의 한 친이명박계 초선 의원은 "표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며 "한나라당이 정쟁에 매몰되면서 최고의 총선 카드인 국정 안정론을 스스로 깨버린 셈이 됐다"고 말했다.

숭실대 강원택 교수는 "유권자는 한나라당 공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이미 짐작하고 있었는데 박근혜 전 대표의 23일 기자회견이 상처를 전면에 드러냈다. 이어 강재섭 대표의 불출마 선언과 이재오 이상득 의원의 불출마 논란으로 그간 모든 의혹을 자인한 셈이 됐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론에 민감한 수도권 유권자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열린우리당을 등진 이유는 이명박 대통령의 새 정치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는데, 강부자 내각 논란과 공천 싸움 등을 거치며 더 이상 한나라당에 표를 몰아 줄 이유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영남권 중심의 친박 무소속 연대도 톡톡한 반사 이익을 볼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한귀영 연구실장은 "한나라당의 당 지지도는 높지만 지지층의 결집력은 점차 떨어져 총선이 정당 대결 구도가 아닌 인물 대결 구도로 가는 추세가 뚜렷하다"면서 "그 결과 조직이 탄탄하고 인물이 검증된 친박계 무소속 의원들이 선전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한나라당에 뾰족한 반전 카드가 없다는 것이다. 영남권의 한 소장파 의원은 "박 전 대표가 겨냥한 것은 강 대표가 아니기에 싸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친이계 일부 실세가 박 전 대표의 힘을 너무 얕잡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친이계 재선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선거에서 손을 뗀 뒤 판세를 뒤집을 아이콘이 전혀 없어 더욱 비관적이다. 당 지도부가 무조건 표밭을 누빈다고 표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여전히 "민주당이 당선될 지역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과반 의석은 무난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선거에선 흐름이 중요하다. 목표 의석이 200석에서 170~180석으로, 다시 과반 이상으로 점차 내려가는 흐름을 가볍게 볼 수 없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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