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의 중앙은행은 금리결정권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총재의 급여와 직책 보장, 정부의 통제 정도 등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 보도했다.
스웨덴 중앙은행 릭스방크의 조사에 따르면 조지프 얌 홍콩 금융관리국 총재의 연봉은 약 87만4,500달러(약 8억7,000만원)로 홍콩 1인당 국민총소득(GNI)의 46.4배에 달했다. 또 멜빈 킹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는 약 56만2,000달러,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 중앙은행(ECB) 총재는 약 53만3,000달러를 받는다.
반면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연봉은 상대적으로 적은 약 19만1,300달러. 유럽은 능력 있는 인물에 적절한 대우를 해주고 뇌물, 부수입을 챙기는 것을 막겠다며 급여를 많이 주는 반면, 미국은 사명감을 중시하는 공직자 인선 원칙 때문에 급여가 낮다고 FT는 전했다.
총재직 보장 정도에서도 차이가 크다.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FRB 의장을 ‘어떠한 이유로든’ 해임할 수 있지만 ECB 총재는 법원 결정이 있어야 해임할 수 있다.
유럽은 이렇듯 높은 급여와 직책 보장으로 중앙은행 총재에게 엄격한 윤리기준을 요구한다. 그래서 2004년 에른스트 벨테케 당시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가 시중은행에 숙박비를 대납시켜 사임했고 이듬해에는 안토니오 파치오 당시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가 은행합병 문제로 종신직에서 물러났다.
업무 차이도 크다. 중앙은행은 금리 결정 외에 국가에 따라 최종 대부자, 보증인, 규제당국 심지어 경쟁 당사자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때문에 역할 사이에서 이해가 충돌할 수 있는데 최근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미 FRB는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린 반면 ECB는 금리인하를 거부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중앙은행들의 이 같은 엇박자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맞서 각국이 금융정책 공조를 도출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 FRB 의장이 올해 초 “중앙은행간 연대가 약해 세계적 금융위기에 대한 공조 능력이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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