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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자고나면 고층아파트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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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자고나면 고층아파트 쑥쑥

입력
2008.03.24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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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300만에 육박하는 도쿄(東京)가 수직으로 팽창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비싼 땅값 때문에 도쿄 근교에 집을 두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버블 붕괴 이후 지가가 하락하면서 도심에 주거지를 마련하는 도쿄 도민이 꾸준히 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도시 재개발로 늘어난 도심 고층 아파트가 이 인구를 모두 빨아들이고 있다.

통근시간 단축을 최우선으로 삼아 직장과 주거지를 가까이 두기 위해 도심 고층 아파트를 선호하는 도쿄의 직장인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도쿄도 내 높이 100m 이상 아파트는 지난해 3월 말 현재 건설 중인 것을 포함해 150동 정도. 2001년 90동에서 거의 2배 가까이 늘었다. 도쿄도 23구 중 인구증가가 눈에 띄는 도심의 미나토(港)구, 주오(中央)구, 지요다(千代田)구, 고토(江東)구 등에 모두 고층 아파트가 잇따라 세워졌다.

2006년말 미나토구 다마치(田町)역 부근에 완공된 48~49층(160m) 아파트 ‘시바우라(芝浦) 아일랜드’가 대표적이다. 바다를 매립한 인공섬의 공장부지에 이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섬 인구는 400명에서 단번에 8,000명으로 늘었다.

90년대까지 도쿄의 직장인들은 주택 구입 세대가 되는 30대에 도쿄 근교에 집을 구해 도심으로 출퇴근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 때문에 도심은 공동화 되고 근교 인구는 계속 늘어나는 ‘수평 팽창’ 현상을 보였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직장 근처 도심에서 주거지를 찾는 인구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가 90년대 이후 지가 하락으로 도심의 집값이 싸지고 건축공법이 발전하면서 고층 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선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버블 붕괴 이후 도쿄만 임해 공장들이 잇따라 철거돼 주택지의 여유가 생기고 고이즈미(小泉) 정권이 도시재생사업의 기치를 내걸고 건축 규제를 완화한 것도 한 몫했다.

고층 아파트가 들어선 지역의 학교들은 인구 밀집으로 늘어난 학생을 일시적으로 감당하지 못하는 문제도 생겨나고 있다. 고토구는 지난해 4월 26년만에 초등학교를 신설했고 미나토구 보육원의 대기 어린이 숫자는 2003년 59명에서 올해 194명으로 늘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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