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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사티리콘' 네로황제의 충복이 풍자한 로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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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사티리콘' 네로황제의 충복이 풍자한 로마인

입력
2008.03.24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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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로니우스 지음ㆍ강미경 옮김공존 발행ㆍ516쪽ㆍ3만3,000원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소설로 평가받는 <사티리콘> 이 국내 첫 번역됐다. 로마 네로 황제 통치기에 행정관ㆍ문인으로 활동한 페트로니우스(20~66)가 서기 65년경 라틴어로 쓴 작품이다. 제목(Satyricon)은 '풍자극'을 뜻하는 라틴어(satyricum)에서 유래됐다.

총 20권 가량으로 짐작되는 전체 내용 중 현재 전해지는 것은 14~16권의 일부다. 완전한 형태로 남은 가장 오래된 소설은 로마의 문사 아풀레이우스(124?~170?)의 <황금당나귀> 로, 국내에선 작년말 재출간됐다.

산문과 운문이 결합된 형식의 <사티리콘> 은 떠돌이 검투사 '엔콜피우스' 일행의 여로를 따라 진행된다. 외설적이란 이유로 20세기 전반 미국에선 송사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작품의 주조는 당대 로마인의 행태에 대한 신랄한 풍자다.

귀족부터 하층민까지 다양한 부류의 음란한 욕망, 부조리한 언행, 허영기 어린 취향이 주인공 화자를 통해 폭로돼 조롱거리가 된다. 인간과 모험(호기심), 에로티시즘이란 시대 보편적 요소가 버무려져 흥미와 현재성을 넉넉히 담보한다. 책엔 호주의 걸출한 화가 노먼 린지가 1909년 그린 삽화 100점 전부가 수록됐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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