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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공천 55명 "이상득 용퇴"… 親李 파워게임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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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공천 55명 "이상득 용퇴"… 親李 파워게임 양상

입력
2008.03.24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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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숙 진수희 차명진 의원 등 한나라당의 친이명박계 수도권 총선후보 55명이 23일 "잘못된 인사와 퇴색한 개혁공천 등에 대해 청와대와 당 지도부가 대국민 사과를 하라"고 요구한 것은 수도권 민심 이반이 워낙 심각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스스로를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걱정하는 후보들'이라 칭하고 "이대로 가면 과반 의석 목표가 물거품이 되고 이명박 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 우려된다"는 것을 집단 행동의 배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각 지역구에서 선거 승부가 어려워지자 뒤늦게 나선 측면이 강하다는 비판도 있다.

이들은 ▦대통령직인수위의 월권과 과속 ▦고소영ㆍ강부자 내각이라 불리는 인사 실패 ▦원칙과 기준을 상실한 당 공천 등을 위기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형님 공천' '형님 인사' 등으로 민심 악화의 주요 원인이 된 이상득 국회부의장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앞으로 일체의 국정 관여를 금하라"며 이 부의장을 직격했다. 이어 "부실 검증과 폐쇄적 인사 건의로 인사 파동을 초래한 청와대 관계자를 사퇴시키라"며 이 부의장의 최측근인 박영준 청와대 비서관을 겨냥했다.

그러나 공천 갈등의 핵인 이재오 의원과 이방호 사무총장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성명에 참여한 공성진 의원은 이에 대해 "논의 과정에서 그 부분이 거론됐지만 핵심도 본질도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성명을 낸 후보들이 이 부의장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여권 실세들의 권력 투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재오 정두언 의원이 청와대 인사 등을 사실상 좌지우지한 이 부의장을 견제하기 위해 후보들을 내세워 이 부의장 사퇴론에 불을 지폈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성명에 참여했고, 동참한 55명 중 상당수가 이재오 의원 라인이다.

이에 대해 이 부의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내 불출마가 수도권 선거에 도움이 된다면 결심하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재오 의원의 동반퇴진 요구에 대해선 "이재오는 이재오이고 이상득은 이상득이다. 또 대통령은 대통령이고 이상득은 이상득이다"고 해명했다.

이 부의장은 "나는 국정에 관여한 적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면서 "단지 나는 (국정이) 잘못 갈 때 국민 뜻을 바로 전달하고 (당내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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